한국은행은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5%대 초반) 수준인 5.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소비자물가는 3%대 미만으로 안정되고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의 절반 수준인 6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11일 발표한 '2004년 경제전망'에서 내년에는 수출이 올해에 이어 두 자릿수의 높은 신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민간소비도 살아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이같은 예측치는 국내 연구기관중 금융연구원(5.8%)과 산업연구원(5.5%)보다는 낮지만 LG경제연구원(5.1%) 한국개발연구원ㆍ한국경제연구원(각각 4.8%) 삼성경제연구소(4.3%)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내년 상반기엔 소비 둔화로 4.8% 성장에 그치겠지만 하반기엔 설비투자가 늘고 소비도 회복돼 성장률이 5.6%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민간소비는 연간 3.2%,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6.5%, 3.3%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경기회복에도 불구, 국제 유가가 상당폭 떨어지고 원화환율도 하향 안정세가 예상돼 올해(3.6% 추정)보다 낮은 2.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이와 함께 올 4분기 성장률을 3.8%로 예상, 올해 연간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3%대)에 다소 못미치는 2.9%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작년말 5.7%로 잡았다가 올 4월 4.1%, 7월 3.1%로 각각 낮춰잡았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달 중 콜금리 목표수준을 종전과 같은 연 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콜금리는 지난 5,7월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된 이후 5개월째 동결됐다. 김원태 금통위원은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으나 그 속도가 느린데다 금리인상 요인이었던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콜금리를 변동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