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옐로나이프'] 오! 오로라…천상의 '光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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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
하늘 가득한 별빛도, 사방에 뒤덮인 흰눈도 걷어내지 못하는 깊은 어둠속에서의 오랜 기다림.
금붙이에 손을 댔다간 그대로 얼어붙을 정도로 뚝 떨어진 수은주까지, 사정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까닭 모를 두려움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기를 몇차례, 갑자기 저멀리 눈높이의 하늘 가에서 하얀 연기 같은 것이 피어오른다.
'아! 오로라다.'
사막을 헤매다 오아시스를 본 것처럼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폐활량 좋은 사람이 겨울아침 훅 불어낸 입김 같은 첫 모습의 오로라는 생물처럼 변신을 시작한다.
마술사 손 끝의 실이 고개를 치켜들 듯 가녀리게 피어오르다 그 폭을 넓혀 치솟는다.
한번 시작된 오로라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하나가 스러지면 다른 쪽에서 또 하나가 타오른다.
굵은 붓으로 용꼬리를 치는 듯 하늘 중앙에서 한 바퀴 재주를 넘는다.
높이 치솟은 줄기는 옆으로 퍼지며 주름커튼처럼 늘어져 흔들린다.
처음부터 옆으로 누워 띠를 형성하고,반대 편에서 동시에 타올라 한 몸으로 엉키며 빛을 더하는 것도 있다.
마치 들리지 않는 천상의 음악소리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는 것 같다.
뭉게구름 같은 하얀색 오로라가 대부분이지만 때로 연록색, 붉은색 오로라도 등장해 검은 하늘을 총천연색으로 물들인다.
'축제의 밤 하늘을 수놓는 그 어떤 불꽃놀이가 오로라의 곡예보다 더 멋지고 경이로울 수 있을까.'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의 주도인 옐로나이프에서 한 오로라 체험여행의 느낌이 꼭 그랬다.
오로라는 1621년 프랑스 과학자 피에르 가센디가 로마신화에 나오는 새벽의 여신인 오로라의 이름을 따 명명했다.
가센디는 오로라 뒤에 북풍의 신 보레아스의 이름도 붙여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오로라 보레알리스'로 알려져 있다.
극광(極光)이라고도 하며 저위도 지역인 동양의 옛 문헌에는 붉은 기운, 즉 적기(赤氣)라고 기술돼 있다.
이 오로라는 지구의 자기력선에 따라 지구의 양 극지방으로 쇄도하는 초속 4백km 속도의 태양풍이 대기 중의 산소ㆍ질소 입자와 충돌, 이들 입자를 들뜨게 함으로써 빛이 나는 현상이다.
지상 1백~5백km 상공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오로라는 오로라환상대에 위치한 지역에서 잘 볼 수 있다.
오로라환상대는 보통 북극을 중심으로 반지름 20~25도 부근의 계란형 지대(위도 60~80도)를 말한다.
시베리아 북부 연안, 알래스카 중부, 허드슨만, 래브라도반도, 아이슬란드 남방, 스칸디나비아반도 북부, 캐나다 중북부 등이 이 지대에 속한다.
캐나다에서는 유콘의 화이트홀스와 노스웨스트 준주의 옐로나이프가 오로라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꼽힌다.
캐나다에서는 특히 오로라를 '스피릿 오브 갓'이라 부르며 신성하게 여기고 있다.
오로라가 출현하는 날에 신혼부부가 첫날 밤을 보내면 천재아이를 낳는다는 속설도 있어 오로라 체험여행길은 늘 젊은 부부들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캐나다, 특히 옐로나이프로의 '오로라 체험 허니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옐로나이프에서의 오로라 관측 최적기는 1~3월.
구름이 조금 낀 날을 포함하면 아주 맑은 날이 50%를 넘어, 사흘을 머무르면 95% 이상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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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옐로나이프는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의 주도다.
인구는 1만8천명으로 캐나다의 주도중 제일 작은 축에 속한다.
19세기 말 금광이 발견되면서 도시가 형성됐다.
최근에는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교민이 예닐곱명 살며, 한국인이 운영하는 모텔도 있다.
한국보다 16시간 늦다.
통화단위는 캐나다달러.
요즘 환율은 1캐나다달러에 9백27원 정도 한다.
롯데관광(02-399-2304), 자유여행사(02-3455-0039), 참좋은여행(02-596-6006), 하나투어(02-2127-1203), KRT여행사(02-2124-5511), 씨에프랑스,(02-3708-7530) 등의 여행사가 이 상품을 판매한다.
에어캐나다 (02)3788-0134ㆍwww.aircanada.co.kr.
캐나다관광청 (02)733-7740ㆍwww.travelcanada.or.kr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