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역한 죽마고우이면서 인터넷포털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며 선의의 경쟁을 벌여온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과 NHN 이해진 사장이 인터넷 '카페'를 놓고 법정다툼을 벌일 처지에 놓였다. 고교시절 한 아파트에 살면서 우정을 다져온 이들은 컴퓨터관련학과를 졸업한 뒤 90년대 후반 인터넷산업에 나란히 뛰어들어 업계를 선도해온 끈끈한 인연을 갖고 있다. 이들이 '카페' 문제로 법정싸움으로 치닫게 된 것은 NHN이 '다음카페'로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시장을 평정한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도전장을 낸 것이 발단이 됐다. NHN은 최근 인터넷포털 네이버를 통해 커뮤니티 서비스 '카페인(iN)'을 15일 개설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다음은 14일 "다음이 지난 5년간 인터넷 커뮤니티의 대명사로 키워놓은 '카페'의 브랜드 가치는 수조원에 이른다"며 "NHN이 이를 무단 도용해 무임승차하려는 것은 부도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다음 관계자는 "지난 5월 카페라는 브랜드를 상표출원했다"며 "NHN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포함한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오위즈 프리챌 등 다른 경쟁업체들은 '카페'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데 NHN만이 '왜 우리나라엔 카페가 하나밖에 없을까?'라면서 '카페'를 서비스 이름으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NHN은 "이미 네티즌들에게 '카페'는 온라인상의 사교장소인 커뮤니티라는 뜻의 보통명사로 통용되고 있다"며 "다음이 '카페'의 상표권을 주장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다음과 NHN 사이의 상표권 분쟁과 함께 두 회사 사이의 커뮤니티시장 쟁탈전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국내 최대규모인 3백70만개의 카페와 2천5백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다음은 오픈마켓이라는 인터넷경매서비스를 도입,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반면 NHN은 카페를 블로그 등과 연계하고 저장공간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등 다각적인 물량공세로 정식서비스에 앞서 12만개의 예약가입을 받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NHN은 2년내 다음을 누르고 커뮤니티 부문에서 국내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도 세워놓았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