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위축으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들이 올들어 해외에서 지출한 돈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3분기(7∼9월)중 국민들의 해외 소비는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 소비지출액은 7조3천7백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조1백1억원)에 비해 3천6백억원 넘게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올 3분기 해외 소비 규모는 3조89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조5천3백82억원)보다 17%, 지난 2분기(1조9천3백28억원)에 비해서는 55.6% 급증한 것이다. 반면 올들어 국내 소비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 1분기 0%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린 뒤 2분기 -2.5%, 3분기 -2.7%로 마이너스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 소비 지출엔 업무상 출장비나 단기 연수비 등도 포함되지만 대부분은 우리 국민이 외국에 나가 골프를 치거나 여행하면서 먹고 마시고 물건을 사는데 쓴 돈"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유층 등의 해외 지출을 국내로 흡수해 내수를 서둘러 회복시키지 않으면 경기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계청은 올들어 내수 소비가 대부분 품목에서 감소하고 있으나 고급 내구재 위주의 고가품 소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젝션TV의 내수 출하량이 지난 1분기에 75.1% 늘어난 것을 비롯 2분기(25.6%)와 3분기(68.3%)에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고급 세탁기 역시 2분기(4.3%)부터 내수 출하가 증가세로 돌아서 3분기에도 5.1% 늘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