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동북아 허브역할을 하려면 운송 보험 통신 등 서비스 분야에서 개선이 필요합니다." 마하티르 빈 모하메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동아시아 포럼 폐막일인 1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허브의 본질적인 문제는 서비스분야에서 최신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한국은 중국 등 동북아시아 인접국가들 중 가장 발전한 나라로 싱가포르 같은 경제센터(허브)가 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허브국가화하려는 적극성이나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경쟁국인 일본에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는 한국을 본받자는 '동방정책(Look East)'을 추구해 왔으며,한국경제는 앞으로도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 말레이시아가 한국과 다른 대처방법을 쓴 이유를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다르다. 한국보다 경제규모가 작고 금융자본이 미약하며 다민족 국가이기 때문에 외환개방정책보다는 규제정책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이어 "금융위기 등 아시아 경제위기를 촉발시킨 것은 탐욕으로부터 나온 '서구적 가치'에 기인한다"고 밝혀,지론인 '아시아적 가치'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구경제 체계는 생산자체보다는 외환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것인데 이것은 사업이 아니라 외환 조작"이며 "반면 아시아적 가치는 생산이나 무역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말레이시아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린 마하티르 전 총리는 지난 10월 말 집권 22년 만에 모든 권력을 내놓고 물러났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