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과 LG그룹이 LG카드 처리방안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LG카드와 LG증권은 연내에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LG카드는 새로운 대주주의 1조원 유상증자와 채권단의 1조원 출자전환,2조원 규모의 채무재조정 등으로 이제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위상과 방법으로 정상화를 추진하게 됐다.


LG카드와 LG증권의 인수후보로는 하나은행,신한은행,농협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인수희망자가 없을 경우엔 산업은행이 두 회사를 인수,원매자가 나타날 때까지 일종의 "보관자" 역할을 할 예정이어서 LG카드는 어떤 식으로든 연내에 주인이 바뀔 전망이다.


<>LG카드 정상화 방안=LG그룹이 LG카드와 LG증권 지분을 포기하기로 함에 따라 채권단은 연내에 두 회사를 패키지로 묶어 매각키로 했다.


매각가격은 두 회사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주당 1원에,계열사 지분은 시가로 매각하는 것이다.


소액주주 감자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인수자가 정해지면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자금지원이 이뤄진다.


모두 합쳐 4조8천억~5조8천억원이 투입된다.


우선 인수자가 1조원을 유상증자하고 필요할 경우 유동성 자금 1조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LG그룹은 계열사들을 동원,LG카드가 발행할 카드채 8천억원어치를 매입한다.


채권단은 1조원을 출자전환하는 동시에 2조원 규모의 채권을 3년간 만기연장한다.


<>LG카드 인수전 3파전 될 듯=8개 채권은행 가운데 LG카드와 LG증권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농협 등 세 곳으로 압축되고 있다.


8개 채권은행이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들 세 채권은행이 사실상의 인수후보로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은행권에서 "영원한 맞수"로 불리는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극심한 눈치보기를 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2005년에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예정인 하나은행은 카드와 증권,보험의 덩치가 너무 작다고 판단, 진작부터 인수합병(M&A)를 검토해왔다.


카드부문은 지난해와 올초까지만 해도 LG카드 인수를 진지하게 추진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고 증권부문은 지금도 대형증권사 인수방침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하나은행으로서는 이번 기회가 카드와 증권부문을 한꺼번에 키울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게 금융계 분석이다.


이미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신한은행은 굿모닝증권 합병으로 증권부문의 덩치를 키우긴 했지만 여전히 증권업계 3위 자리 확보라는 내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오던 참이었다.


카드부문(신한카드)도 신한은행의 자산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작다는 지적에 부담을 느껴왔다.


농협은 지난 4월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CA)과 함께 농협CA투신운용을 설립하는 등 제2금융권 진출에 꾸준한 관심을 표명해왔다.


3자간 인수경쟁 과정에서 합종연횡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셋 중 둘이 연합하거나 셋 모두가 협력하는 방법,각각 또는 연합세력이 외국계 금융회사를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최후 보루는 산업은행=무슨 수를 써서라도 LG카드의 주인을 올해 안에 바꿔놓겠다는 게 정부와 채권단의 확고한 결심이다.


만약 인수 후보자가 없을 경우 정부의 복안은 산업은행 파킹(parking.보관)이다.


과거 대우증권 처리 때와 같은 해법이다.


산업은행의 공신력으로 LG카드에 대한 시장신뢰를 회복하고 확실한 정상화를 이룬 다음 원매자를 찾으면 된다는 것.이 방안은 그러나 민간 금융회사 문제에 정부가 직접 개입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정부로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채권단 관계자는 전했다.


하영춘.김인식 기자 hayoung@hanky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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