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중국의 란싱(藍星)그룹이 선정됐다.


쌍용차가 란싱에 최종 매각되면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인수하는 두 번째 사례여서 첨단기술 확보를 위해 '한국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는 중국 기업의 행보가 주목된다.


쌍용차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은 쌍용차 매각주간사인 삼일PwC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란싱그룹을 추천해옴에 따라 이번주 중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란싱그룹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확정키로 했다고 16일 발표했다.


하이닉스의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부문이 중국 BOE그룹에 팔린데 이어 란싱이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산업계에는 후발개도국에 대한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계는 첨단 기업이 중국에 매각되면 우리나라의 기술 우위가 없어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인수와는 별도로 최근에는 3개 중국 전자업체가 오리온전기의 자회사인 오리온PDP를 인수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쌍용차 매각주간사인 삼일PwC는 이날 채권단 대상 설명회에서 입찰제안서를 낸 국내외 자동차업체 가운데 △인수제안 가격 및 조건 △종업원 고용보장 △국내 생산설비 활용도 △시장개척 등 시너지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란싱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밝혔다.


란싱그룹이 써낸 인수가격은 현 시가 수준인 주당 1만1천원선으로 알려졌으며, 채권단이 보유 중인 쌍용차 지분 55.4%의 대부분을 인수하게 된다.


란싱그룹은 2010년까지 7억달러를 투자해 쌍용차의 생산설비와 연구개발(R&D) 능력을 보강하고 중국 내에도 3억달러를 투자, 애프터서비스망을 1만여개로 늘리는 등 총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인수제안서를 통해 제시했다.


란싱측은 특히 고용보장과 노조와의 임단협 준수는 물론 기존 경영진을 유임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채권단은 전했다.


채권단은 이번주 중 전체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란싱그룹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이달 말까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2∼3개월간의 정밀실사를 거쳐 내년 1ㆍ4분기중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이익원ㆍ김홍열 기자 i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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