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삼성미술관의 현대작가 기획전이 19일부터 서울 순화동 호암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아트스펙트럼(ArtSpectrum)」전은 삼성미술관이 격년제로 개최하고 있는한국 현대작가 기획전으로, 2001년에 이어 두번째를 맞는다.

참여작가는 정수진, 박세진, 미나&사사, 이윤진, 문경원, 한기창, 이한수. 올해대학원을 졸업한 박세진씨가 20대이고 나머지는 30대 작가들이다.
이들은 사진, 회화, 설치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보여준다.

정수진의 회화 'painkiller(진통제)' 연작은 화면 전면에 빽빽하게 들어찬 사람들과 사물들로 한치의 빈틈이 없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림 안에서 수많은 이야기들을 읽어낼 수 있다.
화면에 등장하는 의약품 '박카스'는 화면 구도의 중심이기도하지만 진통제를 의미하기도한다.
현실세계에서 느끼는 고통이 제거된 세계를 그린 작품들이다.

안견의 '몽유도원도' 배경을 연상시키는 박세진의 풍경화들은 독일 낭만주의 회화들처럼 원경을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디테일을 내포한다.
종이에 수채물감과 버찌를 으깬 즙을 사용한 '장미도,' 종이 이에 장미, 포도 즙을 사용한 '공터6'등은 하나의 모티브를 반복하는 일종의 연속회화 방식을 택해 회화의 시공간을 극복한다.

미나&사사는 'How Much Is Enough?'라는 제목의 현장 설치작업을 선보인다.
'어느 정도면 충분하겠습니까?'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 이 문장은 소비에 대한 끝없는 욕망, 예술에 대한 수많은 질문과 대답들을 유머와 역설로 이야기한다.

사진작가 이윤진의 '정물' 연작은 지루하고 나른한 일상의 공간과 사물들을 섬세한 구성력을 통해 보여준다.
식탁 밑이나 의자의 다리 같은 일상의 사물들을 카메라 렌즈에 포착, 평소에 인식하지 못했던 공간을 재발견하고 일상이 반드시 익숙하지만도 낯선것만도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문경원의 '뉴스 놀이'는 9.11테러, 골프대회, 월드컵, 불법노동자등에 관한 각각의 TV뉴스에 인간 군상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동영상으로 표현한 작품. 뉴스가읽혀지면 벽면에 무심하게 움직이던 인물들은 다양한 움직임을 나타낸다.

한기창은 병원을 찾아다니며 버려진 엑스레이 사진들을 모아 아름다운 식물의 모습으로 재탄생시킨다.
'뢴트겐의 정원'은 폐기된 상처를 되살려 치유와 희망으로 변환시키려는 노력이다.

2층 전시실 전체를 차지한 이한수의 미디어설치 '팬시 니르바나(Fancy Nirvana)'는 녹색, 빨강, 주황의 플라스틱 보살상 500개로 구성된다.
이 두상(頭狀)들은 서로 모여있기도하고 떨어져있기도 하며 누워있는 것, 죽은 것 등 다양하다.
이중 350개에는 레이저포인트가 설치돼있다.
해탈된 보살이라는 의미. 레이저 포인트에서 발사된 광선은 벽과 천장에 천사, 하트, 비행접시 등 평화와 사랑을 상징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전시 기간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내년 2월29일까지.☎750-7824 (서울=연합뉴스) 김은주 기자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