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軍 말보다 행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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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납비리 소식이 연일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군 수뇌부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영길 국방부 장관은 지난 17일 오후 국방회관에서 70여개 방산업체 대표,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국방부 관계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방산 간담회를 가졌다.
방산업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방위산업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해마다 두 차례 열리는 정례 모임이었다.
하지만 때가 때인 만큼 군납 비리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국방획득업무 관련 투명성 확보방안이 더 심도 있게 논의됐다는 게 국방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 장관은 이보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군 사정 관계관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기무사 헌병 법무관리관 감사관 등 사정기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국방획득 업무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근본적인 부조리 예방 및 근절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말썽이 되고 있는 무기 도입 부서의 기능과 역할을 재조정하는 등 전면적인 개선책도 강구키로 했다.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도 최근 군의 비리 문제와 관련,장교들에게 지휘서신을 보내 경각심을 일깨웠다.
남 총장은 "부패하고 부정한 군대가 전투에서 승리한 사례는 없다"며 "부정과 부패가 총칼을 든 적보다 더 무서운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일과성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사실 군납비리가 터질 때마다 군은 비슷한 내용의 자정 결의를 다져왔다.
지난해 1월 국방부는 조달본부에서 발주하는 공사와 물품 구매계약에 대해 청렴계약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군납업체가 비리와 연루되면 철저히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국방부의 무기 도입 관련 부서 직원들은 업자들로부터 돈과 향응을 받지 않고 투명하게 업무를 추진하겠다는 '청렴선언'도 했다.
군납비리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은 군 수뇌부가 여론에 떠밀려 일과성의 자정결의나 구호성의 선언을 하는 것보다 이를 강력하게 실천하는 의지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김수찬 사회부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