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 배당만 3兆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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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국내 상장기업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실적은 경기 침체 여파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나 외국인 배당금은 오히려 40%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상장기업들로부터 받아갈 올해 배당 수입은 2조9천억~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배당 가능 상장기업 3백50개의 총 배당금 7조3천억원의 41%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2001년 1조2천억원대였던 외국인 배당금은 지난해 2조1천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도 42%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외국인이 올들어 13조원 이상 국내 주식을 사들이면서 삼성전자 등 우량 기업을 집중 매입한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국민은행 포스코 현대자동차 KT 등 한국을 대표하는 5개 기업에서만 1조2천억원 이상을 배당으로 챙겨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실적이 작년보다 악화됐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배당금을 늘려 달라는 압력을 행사하는 외국인들이 잇따르면서 국내 기업이 얻은 과실이 국외로 과도하게 빠져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나 외국인 주주의 배당 압력 등으로 지난해 수준(주당 1천원)의 배당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들어 보유 지분을 늘린 외국계 펀드들이 내년 초 주총 시즌을 앞두고 고배당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주주를 위해 고배당을 실시하는 것이 기업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고배당 요구는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데 필수적인 투자 여력을 낮추는 것과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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