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고배당 케이스는 이들이 대주주로서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곳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증권업계에선 서울증권, S-Oil, LG애드 등을 꼽는다. 이들 기업은 외국인이 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배당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서울증권은 지난 2001년 액면가 대비 60%(액면가 2천5백원ㆍ주당 1천5백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2000년 배당률은 5.2%에 불과했다. 1년새 배당률을 10배 이상으로 늘린 것은 대주주인 소로스펀드의 요구 때문이었다. 서울증권 지분 31.96%를 갖고 있던 소로스펀드가 고배당을 요구, 회사측은 당시 영업이익(4백70억원)보다 2배 가까이 많은 8백35억원을 배당금 방식으로 지급했다. 소로스펀드만 3백27억원의 배당금을 받아갔다. 서울증권에 투자한 6백75억원의 절반 정도를 한해 배당금으로 되찾아가는 등 투자금보다 더 많은 돈을 챙겼다. 다국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35% 지분을 갖고 있는 S-Oil도 고배당을 실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99년까지 10%대의 배당률을 유지해 오던 이 회사는 2000년 40%, 2001년 50% 2002년 75%로 배당률을 크게 높였다. 아람코는 지난 91년 S-Oil에 4억달러를 투자한 이후 그동안 누적 배당에다 주가상승에 따른 평가차익까지 감안하면 투자 원금이상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했다. 다국적 광고회사인 WPP가 최대주주(지분 28%)인 LG애드도 지난해 1백%의 현금배당을 지급했다. WPP가 지난해 12월 이 회사 경영권을 인수하자마자 배당을 전년대비 2배로 늘린 것이다. LG애드에 8백60억원을 투자한 WPP로선 첫해에만 3백30억원을 되찾아간 셈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