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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형규의 '월요경제'] 빨리 마감하고 싶은 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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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25일을 '크리스마스'로 기념하고 있지만, 예수는 실제 이 날 태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동방교회에선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방문한 1월6일을 현현일(顯現日ㆍEpiphany)로 기념한다. 그럼에도 12월25일이 크리스마스가 된 것은 4세기께 로마의 축제일인 동지절에서 유래했다는 게 정설이다. 로마에선 하루 해가 가장 짧았다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를 '태양의 탄생일'로 여겼다. '세상의 빛'인 예수 탄생과 태양의 소생을 일치시켜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크리스마스는 기독교 신자든, 아니든 온 세상이 예수의 희생과 가르침을 되새기며 기쁘게 맞이하는 날이다. 탐스러운 머리카락을 팔아 남편 시계줄을 선물하는 아내, 시계를 팔아 아내 머리빗을 선물하는 남편의 심정으로(오헨리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 하지만 올해 크리스마스는 영 기분이 안 난다고들 한다. 경기침체로 트리 장식이나 캐럴이 예년 같지 않고 성탄 특수도 실종됐다. 고단한 한해를 빨리 마감하고 싶은 탓인가. 연일 '뭐 묻은 개' 싸움판인 정치판과 해를 넘길 대선자금 수사를 보면 그럴 법도 하다. 이번 주에도 정치와 수사로 어수선할 듯싶다. 대통령은 거리로 나가 지지자들과 '시민혁명'을 외치고, 야당은 불법 대선자금 논란속에 '대통령 하야'까지 거론하는 판국이다. 기업 수사는 연내 매듭은커녕 중견그룹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국회가 가까스로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해 '밤을 낮 삼아' 예산 심의하느라 바빠졌고,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도 임박해 그나마 다행스럽다. 22일부터는 한ㆍ일 FTA 협상이 시작된다. 이번엔 몇 년이나 걸릴까? '이공계살리기 대토론회'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다. 의대 지원자는 폭주하고 공대는 미달사태인데 대책다운 대책을 기대해본다. 개각은 26일께로 미뤄져 개각대상 부처 공무원들은 크리스마스를 마음 편히 보내기 어려울 듯하다. 요즘 남북한 관계는 관심 밖이지만 남북출입사무소 개소식(24일)은 눈길을 끌 전망이다. 쌍용차 입찰에 나선 중국업체들끼리 '언론플레이'로 인해 미묘해진 점도 관심거리다. 조류독감이 급속히 확산돼 걱정스럽다. 농림부 장관과 의원들이 닭ㆍ오리고기 시식행사를 갖기도 했지만 일본 수출길이 막히고 한 가공업체는 끝내 부도를 냈다. 서울 지하철 5∼8호선을 운행하는 도시철도공사 노조가 23일 파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노동운동을 하면 춥지도 않은가 보다. 올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우왕좌왕'을 비롯 점입가경 이전투구 지리멸렬 아수라장이 선정됐다. 열흘도 채 안남은 2003년, 정말 국민노릇 해먹기 어려운 세밑이다. <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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