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5개, 독일 14개, 프랑스 14개, 일본 13개, 한국은 25개.


2003년 11월 말 현재 주요국의 장관급 정부 기구 숫자다.


중국도 시장경제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때 41개에 달했던 장관급 정부 부처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 최근 28개로 줄인데 이어 추가 축소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반면 한국은 김영삼 정부 때 해양수산부, 김대중 정부 때 여성부가 신설되는 등 18개 부(部)에 금융감독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합쳐 장관급 기구가 25개에 이른다.


더구나 올들어 청와대에 장관급 기구인 정책실이 신설되는 등 정부 덩치가 되레 커지는 추세다.


지난 2000년을 전후로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모두 정부 조직을 개편, 장관급 기구를 12∼15개로 축소했다.


일본은 지난 2000년 중앙 정부 체제를 기존 1부(府) 22성ㆍ청(省ㆍ廳)을 1부 12성ㆍ청으로 대폭 개편, 구조 혁신에 나섰다.


중국은 지난 98년 41개에 달하던 정부 부처를 대대적으로 통폐합, 29개로 줄인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대외무역경제합작부와 국가경제무역위원회를 상무부로 합쳤다.


중국은 추가 정부기구 개편을 예고한 상태다.


한국 정부도 21일 청와대 직제를 개편한데 이어 내년 4월 총선 직후 행정조직을 손질한다는 방침 아래 재정ㆍ금융ㆍ산업 등 기능별 부처 개편 작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윤철 감사원장이 최근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감사 방침을 밝히면서 '금융감독 기능 재편론'을 시사하고,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행정부 내에서도 '경제행정 효율을 높이기 위한 예산과 경제조정 기능의 일원화 필요론'을 제기하고 있다.


산업 부문에서는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등의 업무기능 재편론도 나오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차제에 행정조직 개편이 기능 재편에 그칠게 아니라 정부 기구의 대대적인 '군살빼기'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일본 소니가 상대해야 하는 정부 부처가 경제산업성 한 곳인 반면 한국 기업들은 재경부 산자부 정통부 환경부 등 여러 부처에 발품을 팔아야 하는게 현실"이라며 "부처 할거주의가 결국 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위원장 김병준)는 올해 1단계로 정부 부처 자율로 중복 기능 등을 조정한 뒤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산업정책 <>통상정책 <>금융정책 등과 관련한 정부 조직 개편작업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원회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부터 21세기 정부시스템이 어떻게 나아가야 될지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라며 "현재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산업정책 부처 통합을 비롯해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모든 쟁점들이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부처 내에서는 '정권 초기에 밀어붙이지 못한 만큼 정부기능 개편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청와대 등의 조직개편 논의에 대비, 부처별로 '생존논리'를 개발하고 우호세력을 불리는 물밑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언ㆍ이정호 기자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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