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협력업체 '백기사' 잇따라 나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내년 주총에서 경영권을 걸고 소버린자산운용과의 표대결을 벌이게 될 SK그룹의 협력업체들이 '백기사'를 잇따라 자처하며 SK㈜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대외적으로 SK 우호세력이라고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한 주가 아쉬운' SK측으로선 적지않은 지원군을 얻게 되는 셈이라고 증권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22일 SK㈜ 주가는 4.11% 오른 3만1천7백원에 마감됐다.
종합주가지수가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강세를 보인 셈이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오는 26일 이후 신규매입분에 대해선 의결권이 없다는 점에서 이날 강세를 보인 SK㈜ 주식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매입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등록 법인인 파인디지털은 이날 투자 목적으로 SK㈜ 주식 10억원어치를 이날부터 장내에서 사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중계기와 RF(고주파) 감시장치 등을 생산하는 업체인 이 회사는 SK그룹 주력사인 SK텔레콤으로의 매출 비중이 50%가 넘는 사실상 협력업체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차원에서 우량기업인 SK㈜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며 SK그룹과 소버린과의 표대결에 상관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10월에는 엔빅스(옛 대인정보)가 총 8억9천만원을 투입해 SK㈜ 주식 5만주(주당 1만7천8백원)를 사들였다.
엔빅스도 스토리지와 서버 등을 SK텔레콤에 납품하고 있는 협력업체중 하나다.
엔빅스는 이 가운데 3만주를 이달초 8억5천만원에 팔아 '짭짤한'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엔빅스 관계자는 "SK텔레콤 협력업체로서 그 회사와 그룹에 대한 경영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외국계 펀드보다는 현 경영진이 회사를 운영하는게 낫다는 판단아래 SK 우호세력으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SK㈜ 석유유통 대리점인 중앙에너비스(옛 중앙석유)도 SK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4월8일 SK㈜ 주식 12만5천2백80주를 사들였다가 하루만인 9일 이 주식을 매각했다.
SK㈜의 한 거래업체 관계자는 "내년 주총에서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오는 26일까지 SK㈜ 주식을 사야한다"며 "SK그룹 협력업체로선 '백기사'역할을 맡아야 하지만 시장의 반응 등을 감안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게 회사측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