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40%를 넘을 정도로 커지면서, 대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는가 하면 배당금 규모가 해마다 급증하는 등 여러가지 심각한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수익이 뒷걸음질쳤는데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챙기는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나 전체 상장기업 배당금의 40%가 넘는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인 배당금이 급증하는 배경에는 외국인이 최대주주인 기업수가 지난해 30개사에서 올해엔 44개사로 늘어난 데다,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등 대표적인 우량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탓이 크다. 그러나 올해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은행처럼 외국인 주주들의 배당압력 때문에 무리하게 배당을 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배당수준이 경영실적과 관계 없이 외국인 주주의 입김에 좌우된다면, 기업경영이 단기성과에만 집착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투자여력를 잠식해 자칫 기업가치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우리 은행들이 외국인 손에 마구잡이로 넘어감에 따라 생기는 부작용도 상당하다. 외국자본이 경영권을 장악한 시중은행의 경우 기업대출을 크게 줄이고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은 가계대출만 늘리는 바람에,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 단적인 예다. 올 6월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부문의 외국인 지분율은 38.6%로 동남아는 물론이고 주요 선진국들 보다도 훨씬 높은 실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은이 주장한 것처럼 은행 민영화의 속도를 늦추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보다는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시정하는 것이 옳다. 정부당국은 국내기업의 경영과실이 해외에 일방적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출자총액제한 동일인은행지분제한 등 불합리한 행정규제를 하루빨리 철폐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