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협력업체 '백기사' 잇따라 자처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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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SK㈜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매입을 시작했다.
SK그룹 협력업체들도 '백기사'를 잇따라 자처하며 SK㈜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특히 소버린이 SK㈜를 상대로 '의결권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에서 SK그룹 협력업체들의 주식 매입은 SK에 적지 않은 지원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하나 신한 산업은행은 22일 5백억원을 투입,시간외거래를 통해 SK㈜가 갖고 있던 자사주 1백57만7천주(지분율 1.24%)를 매수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SK㈜가 보유하고 있는 전체 자사주 1천3백20만주(10.41%) 중 8백88만주(7%)를 오는 26일까지 예정대로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 신한 산업은행 외 우리은행 농협 국민은행 등도 SK㈜ 주식매입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K(주) 전현직 임원들도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행사를 시작했다.
이들이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은 45만주다.
이와 함께 SK그룹 협력업체들도 SK 우호세력으로 나서고 있다.
코스닥기업 파인디지털은 투자 목적으로 SK㈜ 주식 10억원 어치를 이날부터 장내에서 사들이기로 했다.
이동통신 중계기와 RF(고주파)감시장치 등을 생산하는 업체인 이 회사는 SK그룹 주력사인 SK텔레콤으로의 매출 비중이 50%가 넘는 사실상 협력업체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차원에서 우량기업인 SK㈜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며 SK그룹과 소버린간 표대결에는 상관없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현금성 자산이 3백억원대에 달하고 있어 본업에 대한 기술투자 재원 외에 효율적인 자산 운용이 주요 과제로 부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월에는 엔빅스(옛 대인정보)가 총 8억9천만원을 투입해 SK㈜ 주식 5만주(주당 1만7천8백원)를 사들였다.
엔빅스도 스토리지와 서버 등을 SK텔레콤에 납품하고 있는 협력업체 중 하나다.
엔빅스는 이 가운데 3만주를 이달초 8억5천만원에 팔아 '짭짤한'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엔빅스 관계자는 "SK그룹에 대한 경영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외국계 펀드보다는 현 경영진이 회사를 운영하는 게 낫다는 판단 아래 남은 지분으로는 SK 우호세력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업계 관계자는 "의결권 행사를 위해선 오는 26일까지 지분을 들고 있어야 하나 M&A 경쟁이 끝났다고 판단될 경우 26일 이전이라도 대량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는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식·서욱진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