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으로부터 불법자금 11억원 등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SK돈 외에 지난 2000년 총선 때부터 지난해 대선 때까지 이영로씨에게서 수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23일 서울지법 형사합의 23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의 첫 공판에서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 10∼17일 사이 이영로씨가 '내 돈이 아닌 다른 곳에서 모금한 돈'이라며 전달한 1억1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며 추궁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모르겠다"고 부인하면서 "오래 전부터 이영로씨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씨는 특히 "지난 2000년 총선 이후 대선 본선을 치르기 직전까지 이씨로부터 총 3억원가량을 지원받았으며 이중 60%는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았다"면서 "3억원은 7∼8회에 걸쳐 적게는 2천만∼3천만원, 많게는 5천만원씩 나눠 받았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또 "이영로씨와 공모해 SK그룹에서 받은 11억원어치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받아 이중 5억원을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에게 전달했느냐"는 검찰 질문에 대해 "선씨에게 준 것은 맞는데 SK돈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