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근무하다 구조조정으로 명예 퇴직한 이성훈씨(43). 실의에 빠져 있던 그는 어느날 친구로부터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앤디 앤드루스 지음, 세종서적)와 '2막'(스테판 폴란 외 지음, 명진출판)을 선물받고 큰 위안을 얻었다. 벼랑끝에서 희망과 용기를 발견한 그는 지금 창업의 꿈을 키우고 있다. 우리 마음의 책갈피를 차분하게 넘기게 하는 선물. 책은 눈발이 휘날리는 겨울 공원에서 따뜻한 난로가 되기도 하고 길없는 길을 찾아나서게 하는 인생의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아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 직장 동료와 선후배, 일년 내내 안부를 주고받던 이웃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일은 참 행복하다. 책을 많이 선물하기로 유명한 우림건설 심영섭 사장은 얼마전 '아침형 인간'(사이쇼 히로시 지음, 한스미디어)을 1천3백40부나 한꺼번에 사서 직원들과 거래처, 친구ㆍ후배들에게 건넸다. 심 사장은 책만 주는 것이 아니라 편지지에 친필로 쓴 감상문까지 곁들여 준다. 그는 자신이 읽은 책 중에서 매월 한 권씩을 골라 이같은 방식으로 선물한다. 올들어서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존 그레이 지음, 친구) 등 12권을 1천여부씩 사서 나눴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총각네 야채가게'(이영석ㆍ김영한 지음, 거름)를 모두에게 선물할 만한 책으로 꼽았고 인터넷 채용기업 인크루트의 이광석 대표는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켄 블랜차드 외 지음, 21세기북스)를 '내 인생의 책'이라며 주변에 선물했다. 웅진닷컴의 김준희 대표는 자사에서 나온 '여자와 남자'(박혜란 지음, 웅진닷컴)를 읽고 곁에 있는 수많은 '남자'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한다. 직장인 김해룡씨(케이비씨 차장ㆍ39)는 선배에게 선물받은 컬러판 '우리 나무 백과사전'(서민환 지음, 현암사) 덕분에 모처럼 '사랑받는 남편ㆍ아빠 노릇'을 했다며 뿌듯해 했다. 올해 나온 책 중 인기를 끌었거나 놓치기 아까운 책들을 몇권씩 꼽아보자. 경제ㆍ경영 ='대화의 심리학'(더글러스 스톤 외 지음, 21세기북스), '깨달음이 있는 경영'(이동현 지음, 바다출판사), '이건희'(홍하상 지음, 한국경제신문사), '아침형 인간'(사이쇼 히로시 지음,한스미디어),'코끼리를 춤추게 하라'(루이스 거스너 지음, 북@북스), '지전'(렁청진 지음, 김영사), '생각의 법칙 10+1'(존 맥스웰 지음, 청림출판), '칭찬의 기술'(스즈키 유시유키 지음, 거름) 인문ㆍ사회 ='남자의 탄생'(전인권 지음, 푸른숲), '조선의 뒷골목 풍경'(강명관 지음, 푸른역사),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고미숙 지음, 그린비) 소설 ='검은꽃'(김영하 지음, 문학동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박민규 지음, 한겨레신문사), '심청'(황석영 지음, 문학동네) 비소설 ='현산어보를 찾아서'(이태원 지음, 청어람미디어),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리처드 파인만 지음, 승산), '거의 모든 것의 역사'(빌 브라이슨 지음, 까치), '희망의 이유'(제인 구달 지음, 궁리), '바보 되어주기'(안순혜 지음, 범우사) 어린이 ='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최미숙 지음, 보림), '국시꼬랭이동네 시리즈1-똥떡'(이춘희 지음, 언어세상)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