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대표 이원?사진)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시판 5년2개월만인 지난 22일 총 판매량 60억병을 돌파했다. 소주병을 누인 길이로 환산하면 서울∼부산간을 1천4백50회 왕복하고 지구를 38번 돌 수 있는 양이다. 소주 하나로 이같은 판매량을 돌파한 것은 기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심지어 요즘은 "진로가 법정관리 기업이 맞는가"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법정관리 기업의 경우 대개 제품 판매량이 떨어지는데 참이슬은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진로의 기적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참이슬의 제품경쟁력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끊임없는 제품 개선이 위기에 빠진 진로를 구해주고 있다는 것. 제품 개선이란 바로 국내 최초로 대나무숯 여과 공법으로 불순물과 잡다한 맛을 없앤 것을 의미한다. 참이슬 특유의 맛을 창조하는 데 성공했고 한번 참이슬에 맛들인 소비자들은 반드시 참이슬을 다시 찾는다는 '신화'를 만들어 냈다. 참이슬은 제조 공법상의 혁신뿐 아니라 알코올 도수와 병 디자인도 과감하게 바꿨다. 우선 알코올 도수를 기존 소주보다 2도 낮췄다. 도수를 2도 낮추는 것은 자칫 기존 소비자들을 떨어뜨리는 모험이기도 하다. 내부에선 한때 참이슬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결과는 대히트였다. 23도로 낮아진 참이슬은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날개돋친 듯 팔려 나갔다. 여기에다 지난해 2월 더욱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22도로 1도를 더 낮췄다. 용기는 부드럽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에메랄드 그린 컬러를 사용했다. 건강미와 자연미를 강조,애주가들에게 편안함을 줬다는 평이다. 판매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시판 6개월만에 1억병의 판매고를 올리는 신기록을 수립했고 9개월만에 2억병,11개월만에 3억병이 팔렸다. 소주 역사상 최단기간에 최다 판매량이라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시장점유율도 부도 이후 올라가고 있다. 부도 한파에 시달리던 1999년 38%까지 떨어졌던 전국 시장점유율이 2000년 51.4%,2001년 52.6%,2002년 53.6%,2003년 10월말 현재 54.4%로 매년 높아졌다. 수도권 시장에서는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