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 카드가 정치인들의 강력한 선전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23일 '크리스마스 카드의 정치학(The politics of Christmas card)'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1843년 런던에서 성탄카드가 처음 등장한 이후 성탄카드를 보내는 일이 정치인들의 주요 이벤트가 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성탄카드를 정치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정치인은 미국 대통령들이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처음으로 성탄카드를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했으며 후임자들도 대부분 성탄카드를 중요한 홍보 수단으로 삼았다. 남북전쟁 당시 북군 지도자였던 링컨 대통령은 시사만화가 토머스 내스트에게 부탁,성탄카드에 산타클로스가 북군병사들과 함께 있는 그림을 그려 넣어 북군의 사기를 올렸다. 2차 대전 때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이 희망의 메시지로 성탄카드를 국민에게 보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백악관 접견실에 두 개의 의자가 놓여있는 그림이 담긴 성탄카드를 발송했다. 올해 발송량은 1백50만통으로 작년보다 50만통 많았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두 종류의 카드를 발송한다. 하나는 총리가족 사진이 들어간 사적인 카드로 친한 친구들에게 보내고 비용도 블레어 가족이 부담한다. 다른 하나는 블레어 총리와 부인 셰리만 나오는 공식적인 카드로 많은 사람에게 발송되고 비용은 정부예산으로 처리한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의 성탄카드 발송은 독특하다. 총리실 홈페이지에 성탄카드를 올려놓고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슈뢰더 총리의 성탄카드는 희소성의 가치가 없는 탓에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