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에프텍은 휴대폰 배터리 충전기를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다.
배터리 충전기는 기술력이 그리 필요하지 않고 마진율도 낮은 제품이다.
알에프텍이 올해부터 DLK(데이터 링크 키트)를 주력 제품으로 키우고 있는 것은 이 같은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다.
DLK는 휴대폰과 PC를 연결시켜주는 선으로 전화번호나 일정표 등의 데이터를 서로에게 전송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가령 휴대폰을 바꿀 경우 전화번호를 일일이 다시 기억시켜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PC에 있는 데이터를 그대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게 해준다.
올해 DLK는 배터리 충전기를 밀어내고 이 회사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실적은 그다지 좋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1천1백65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소폭(1.5%) 늘어나겠지만 순익은 오히려 13% 줄어든 76억원이 예상된다.
또다른 사업부문인 SK텔레콤의 네이트에 사용되는 텔레매틱스용 연결 키트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알에프텍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은 삼성전자 휴대폰의 판매 증가에 따른 수혜 기대 때문이다.
또 밸류에이션상 동종 휴대폰 업체들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도 크다.
물론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10% 미만으로 20%가 넘는 유일전자나 KH바텍과 같은 잣대를 적용할 수 없다.
그렇지만 알에프텍이 올해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5배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은 지나친 저평가라고 증권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백준승 BNP파리바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주력 제품인 DLK의 마진율은 휴대폰 배터리 충전기보다는 높은 편"이라며 "급격한 실적개선은 힘들겠지만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주가가 장기적으로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찬 대투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수출 증가로 DLK의 실적은 안정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알에프텍에 대해 "삼성전자 휴대폰의 내수판매와 수출증가로 실적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목표가 1만원에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로의 매출 비중이 너무 높아 가격협상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이 회사의 약점으로 꼽힌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