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임형 랩 어카운트'를 운용한 결과 손실이 나면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동부증권의 영업방침이 증권거래법상 '손실보전 금지'규정을 어긴 것이라는 감독 당국의 유권해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향후 이 같은 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23일 "현행 증권거래법은 수수료 할인 등 직·간접적 손실보전을 금지하고 있다"며 "수수료 포기는 간접 손실보전에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규정 위반 상품인 만큼 기존 판매분도 원칙적으론 취소해야 한다"며 "다만 고객과의 관계를 고려해 동부증권이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금감원 유권해석 이전에 팔린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 당시 계약을 존중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선 이와 관련,증권업협회의 느슨한 초기 대응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부증권 랩 상품은 협회에 처음 판매 가능여부를 문의했을 때 별 문제가 안됐다가 나중에 협회 내부에서 규정 위반 견해가 나오면서 금감원에 최종 판정을 의뢰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부증권 랩 상품은 개발단계에서부터 손실보전에 대한 논란이 빚어졌다"며 "협회가 처음부터 상품 판매를 유보시킨 뒤 금감원 유권해석을 구했다면 문제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