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를 이런 식으로 풀어나간다면 동북아 경제중심이 아닌 동북아 파업중심 국가가 될 것이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노동경제학)는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조찬간담회에서 '노사관계 로드맵,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나'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작년 7월 타임이 한국의 노사관계를 특집으로 다루면서 '죽도록 파업(Striking to Death)'하는 나라로 제목을 뽑았다"며 "이번 노사관계 로드맵을 분석하면서 이러다 '파업하다 죽는(Strike and Death)' 나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라고 우려했다. 남 교수는 "경제활동이 우선이고 법이 받쳐주는 것이지 '우리가 법을 만들테니 그 안에서만 행동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인과 경제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의 대항권 강화에 관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고 근로자들의 파업권만 강화돼 파업만능주의를 조장하고 불법파업을 합법파업으로 전환시켜 주는 효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한 기업인은 "노사관계 로드맵을 민주노총에서 선발한 사람들이 만든 것이냐"라고 반문하면서 "어떻게 그런 로드맵이 나왔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