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의 약정할인제가 통신위원회로부터 조건부 합법 판정을 받자 KTF가 약정할인제를 전격 도입하고 SK텔레콤도 이 요금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이동통신업체간 요금할인 경쟁이 불붙었다. 통신위원회는 23일 LG텔레콤이 시행하고 있는 약정할인제에 대해 "중도해지 사용자가 부담해야 할 반환 금액 및 조건을 합리적으로 개정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LG텔레콤은 약정기간 이내 중도해지자에게 할인받은 총 금액을 반환토록 한 약관을 고쳐 약정할인제를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약정할인제는 이용자가 일정기간 서비스 이용을 약정할 경우 기본료와 음성통화료의 2만원 초과분에 대해 15∼40% 할인해주는 제도다. KTF는 이날 LG텔레콤의 약정할인제가 허용되자 자사의 요금제도에 약정할인제를 전면 도입키로 하는 한편 3종의 신규 요금상품을 발표했다. 이에따라 약정할인을 하는 고객의 경우 요금이 10∼20% 정도 할인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월 5만5천원의 요금을 내는 KTF고객이 24개월 약정할인을 신청할 경우 매월 8천5백원의 요금을 할인받게 된다. KTF는 이와함께 원하는 번호 6개에 대해 통화요금의 40%를 할인해주는 '더블지정번호',친구나 회원끼리 통화시 2백분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우리끼리',1천11초(17분)무료통화를 제공하는 '1011'요금상품을 선보였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여서 요금제도를 인가받아야 하는 SK텔레콤도 약정할인제를 도입키로 하고 조만간 정보통신부에 약관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번호이동성제도가 도입되는 내년에는 이동통신 3사간 요금할인에 따른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신위는 이날 번호이동성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불법·과열경쟁을 벌였던 이동통신 3사에 사상 최대 금액인 약 2백9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통신위는 이들 업체가 고객확보를 위해 단말기보조금 지급 등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고 보고 SK텔레콤에 1백16억7천3백60만원,KTF 1백10억원,LG텔레콤 71억2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통신위 이동형 사무국장은 "과거에 비해 적발건수나 보조금 지급 규모는 줄었지만 내년도 번호이동성제도 도입을 앞두고 과열될 우려가 있어 이같이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