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7∼9월)중 국내 제조업체 10곳 가운데 4곳은 번 돈으로 차입금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의 35%는 경상이익이 적자를 냈다. 반면 일부 우량 대기업이 많은 이익을 낸데 힘입어 전체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은 99%로 오히려 사상 최저치로 떨어져 기업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3분기중 거래소ㆍ코스닥시장에 상장ㆍ등록돼 있거나 금융감독위원회에 등록된 1천3백73개 기업(금융업 제외)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금융비용)'은 4백62.2%로 작년 같은 기간(3백14.8%)보다 1백47.4%포인트나 개선됐다. 조사 대상 업체들이 작년 3분기에 금융비용의 3.1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 3분기에는 4.5배를 벌어들였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자보상비율이 1백% 미만인 업체의 비중은 같은 기간중 33.0%에서 40.8%로 오히려 높아졌다. 이처럼 영업이익으로 차입금 이자도 못내는 업체의 비중은 99년(42.3%)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또 전체 제조업체의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은 지난 6월 말 1백1.9%에서 9월 말 99.0%로 낮아져 78년 한은이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기업간 양극화 현상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 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경상이익÷매출액)은 8.3%로 작년 같은 기간(6.2%)보다 2.1%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이런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 경상이익 적자업체 비중은 전년 동기에 비해 5.0%포인트 늘어난 35.1%를 기록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