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의 최대주주인 JP모건이 회사의 성장여력 축적은 도외시한채 본격적인 투자자금 회수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만도는 최근 대규모 주식 유상소각을 통해 올해 회사의 순이익에 맞먹는 돈을 JP모건,정몽원 전 한라그룹 회장,한라건설,오상수 사장 등 임원들에게 배분했다. 대주주와 임원들이 '돈 잔치'에 나서자 노조도 이익배분 형평성을 내세워 올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배분해달라고 요구,노사갈등도 우려된다. 비상장사인 ㈜만도는 지난 22일 기존 발행주식 1천만주 가운데 3백42만주(33.46%)를 유상소각했다. 회사가 JP모건 등 주주들로부터 사들여 소각한 주당 가격은 2만9천2백원으로 총소각금액이 1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예상되는 ㈜만도의 순이익 9백50억원을 약간 웃도는 것이다. 유상소각 결과 최대주주인 JP모건(지분율 76.07%)은 5백14억원,2대주주인 정몽원 회장(9.76%)과 한라건설(9.76%)은 각각 69억원,오상수 사장(0.83%) 5억원 등의 차익을 얻게 됐다. JP모건이 지난 99년 ㈜만도 지분 1백%를 주당 9천4백60원에 인수했으며 정 회장과 한라건설은 JP모건으로부터 주당 7천5백원에 ㈜만도 지분 9.7%씩을 인수했다. 오 사장 등 임원들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의 주당 행사가격은 9천4백60원이다. JP모건이 주식 유상소각이라는 방법을 동원한 것은 일시에 대규모 자금을 회수해가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배당은 액면가(5천원) 기준으로 실시하는 만큼 주위의 눈치를 살펴야 하지만 유상소각은 단숨에 목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JP모건 등 대주주들은 액면가의 4배에 달하는 주당 2만원의 차익을 거뒀다. 결과적으로 JP모건이 그동안 배당을 받아가지 않은 것은 이익을 사내에 유보해 기술개발 등에 투자하기 위한 배려에서라기보다 순이익 규모가 불어나는 시기를 기다려 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주주와 임원의 이같은 이익배분에 ㈜만도 노조는 올해 전체이익의 30%를 연말 성과급으로 달라고 회사측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약 3백억원,1인당 1천만원에 해당되는 돈이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대규모 이익배분이 관련 업체들에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는 것. 노조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도 문제가 없진 않으나 대주주와 임원들의 이익 챙기기로 사내 현금보유액이 현재 4백억∼5백억원 정도로 줄어들었다"면서 "불황이 닥치면 적어도 3천억원 이상 사내 유보금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만도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은 "㈜만도의 돈잔치를 위해 납품가를 낮춰준 꼴이 됐다"며 "앞으로 납품 물량이 늘어도 ㈜만도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들도 "㈜만도가 이익을 사내에 유보해 기술개발에 주력해주길 기대했다"며 "이런 식이라면 ㈜만도의 납품단가를 대폭 낮추거나 납품을 줄여나가야 할 판"이라고 강조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