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동유럽의 부실화된 국영기업을 인수,알짜기업으로 바꿔놓는 경영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루마니아의 제철공장 오텔리녹스도 그중 하나다. 96년말 삼성물산이 인수한 후 매출은 2배,순익은 12배까지 뛰어오르면서 현지경영의 성공 사례로 부각되고 있다. 수도 부카레스트에서 북서쪽으로 80km 떨어진 타르고비스테시(市)에 위치한 오텔리녹스 공장은 96년 당시 정부가 70% 지분을 가지고 있던 국영철강회사.삼성물산은 97년 3월 루마니아 국영기업의 민영화 프로그램에 참여,3천7백만달러에 경영권을 인수한 뒤 원자재 조달 및 생산,영업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1천5백80명이던 인력도 1천명 수준으로 3분의 1을 줄였다. 대신 생산성을 크게 높여 종업원 1인당 생산량을 연간 42t에서 1백17t으로 3배 가까이 늘렸다. 사업성이 불투명한 봉강제품의 생산을 중단하고 건축용 철근 제품만 생산,내수시장에 공급하는 전략을 취했다. 또 1천6백만달러를 투자,부가가치가 높은 초극박판사업에 새로 진출했다. 마케팅에서는 종합상사 특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유럽내 각국별 철강수급 현황을 파악한 뒤 프랑크푸르트 법인을 통해 독일 등지의 자동차업체 등 새로운 수요업체를 개척했다. 원자재 공급도 가장 낮은 가격에 조달할 수 있도록 글로벌 소싱을 시도했다. 이 결과 연간 6백만달러의 순익을 내는 알짜기업으로 변모했고 2000년 3월에는 루마니아 정부로부터 '가장 모범적인 외국기업상'을 받기도 했다. 삼성오텔리녹스의 박재현 부사장은 "인수 당시만 하더라도 삼성의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지금은 루마니아 정부가 해외자본을 유치할 때 성공적인 민영화 사례로 선전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부카레스트(루마니아)=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