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은 확실하고 대담한 경제전망을 원한다. 해리 트루먼 전 미국대통령(1945-53년)이 "한손만 있는 경제학자"(one-handed economist)를 선호한다고 강조한 것도 "다른 한편"(one the other hand)이라는 문구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온갖 변수를 감안한 경제예측으로,만일의 상황에 대비한다. 이와 관련,경제전문 뉴스사이트인 CNN머니는 24일 2004년 미국경제가 전반적으로 본격 회복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인플레 금리 고용 재정 달러등 구체적 "5대 변수"에서는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상품가격 급등,달러가치 하락으로 2004년엔 인플레가 불가피하다는 입장과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로 그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채권펀드 매니저인 빌 그로스는 "저금리 등으로 소비가 늘면서 내년엔 인플레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예측기관인 이코노믹사이클리서치도 "내년엔 인플레가 나타날 시기"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메릴린치 수석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교육비를 제외한 소비제품은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것이 많다"며 반박하고 있다. ◆금리인상=일부 투자자들은 내년 5월에 열리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가 금리인상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 조짐이 뚜렷해지면 인상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화 가속화로 향후 수년간 물가가 떨어진다"(하버드대 케네스 로거프 교수)는 주장이 들어맞을 경우 새해에도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노동시장=경제회복이 노동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나 문제는 회복의 강도다. 비관론자들은 미국이 올 3분기 연율로 8.2%란 '경이적 성장'을 했지만 고용시장 파급효과는 미미했다고 지적한다. 경영자들의 '최소인력,최대생산'전략이 내년에도 지속되면서 실업률(11월 5.9%)도 예상만큼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노동시장이 전환점을 돌았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재정적자=미국의 올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3천7백42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까지 치솟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대통령 선거로 돈이 풀리고,감세조치에 따른 제2차 세금환급이 내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어 재정적자가 GDP의 4.3%까지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제회복에 따른 세수증가로 재정상태가 예상만큼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달러가치=경상적자 확대로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시아국가를 중심으로 외환시장 개입이 약해지면 달러가치 하락세가 더 가파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경제회복으로 달러가치 약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달러를 대량으로 보유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매도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깔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