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 전성시대] (2) 주식시장 기관투자가 맥못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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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비중이 40%를 넘어가자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역할론을 외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주식시장 뿐 아니라 국내 기관투자가로 하여금 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지주를 인수케 하자고 주장할 정도다.
그러나 국내 기관투자가의 움직임은 반대로 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24일 내놓은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역할 제고를 위한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내 기관투자가의 비중은 97년말 26.3%에서 지난해말 15.9%로 하락한 반면 외국인 비중은 13.7%에서 36.0%(10월말 현재 40%)로 급증했다"며 기관투자가 육성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한은은 최대의 기관투자가 역할을 해야 할 국민연금만 해도 지난 6월말 현재 전체 자산 1백6조원 중 고작 6조원만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은행을 비롯한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취약해지면서 개인의 간접투자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막대한 자금이 단기예금이나 부동산시장에 머무르는 등 자원배분의 비효율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문제점도 제시했다.
그나마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도 단기매매,채권에 대한 편중 투자 등으로 주식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처럼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이 취약한 이유로 한국 기업지배구조의 낙후성을 꼽았다.
개인들이 지배구조 리스크 때문에 주가수익률이 낮다고 보고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선호하게 되고,연기금은 투명하지 못한 기업에 대한 장기투자를 꺼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