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강업계는 지난 4월 중대한 변화를 맞았다. 일본 2위인 NKK와 3위인 가와사키제철의 통합회사인 JFE스틸이 출범했기 때문이다. 2002년9월 양사의 공동지주회사 JFE홀딩스가 만들어지고 사업재편을 서둔지 불과 반년여만이었다. 뒤이어 신일철, 스미토모금속, 고베제강 3사도 자본제휴에 합의함으로써 일본 철강업계는 기존 5사체제에서 신일철등 3개사 연합과 JFE스틸의 2대그룹 체제로 완전 재편됐다. JFE스틸은 통합 이후 2005년까지의 중기 경영계획을 발표하면서 인기여가수의 노래제목을 슬로건으로 채택했다. 지난 2000년 오쿠마 마시미라는 가수가 불러 히트시킨 '온리원 넘버원(Only One Number 1)'이 그것이다. 타사와 비교할 때 품질, 기술이 우수하고 최고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제품을 지향한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었다. 현재 이 회사가 자랑하는 온리원 넘버원 제품은 자동차용 고장력 강판. 지난해 기준 매출액의 7%에 불과하지만 수년 내 22%까지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를 위해 JFE스틸은 개발부문을 영업에 적극 참여시켜 매출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영업은 개발부문을 위한 정보수집기능을 강화하고 개발된 제품의 판매확대에 공동 대처한다는 것이다. JFE스틸의 영업전략은 국제수직분업 구축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자동차용 강판 핫코일 등 반제품을 해외 제휴업체에 공급하고 거기서 완제품을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일본 국내에 기본을 두되 해외에서의 경제적 합리성 여부를 엄밀하게 가려 제휴업체를 선택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현대하이스코 등이 주요 해외제휴업체이며, 지난 9월에는 중국 광저우강철그룹과의 자동차용 강판 합작생산에 합의했다. JFE스틸의 강점은 사업의 골격조직으로 삼고 있는 독특한 섹터(Sector)제도에 있다. 영업부문의 수익정보를 타부문에서도 공유함으로써 수익확보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생산부터 물류, 개발, 기술 등 회사조직 전체가 나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최대의 수익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JFE스틸의 각 부문은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제품개발단계에서부터 시장수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기동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리원 넘버원'인 고장력강판 개발팀이 영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그만큼 JFE스틸의 영업전략은 한마디로 수익성 확보에 귀결된다. 이를 위해 최대수익을 낼 수 있는 최적의 프로덕트 믹스(Product Mix)와 세일즈 믹스(Sales Mix)를 찾아내고 섹터별로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을 10%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통합회사 JFE스틸의 연간 조강생산규모는 2천6백만t(2002년기준)으로 세계 4위. 지난해 총 1조9천5백억엔의 매출에 1천2백30억엔의 경상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5월 발표된 중기경영계획에 따르면 JFE스틸은 오는 2005년까지 조강생산규모를 연 2천7백만t으로 늘리고 매출도 사상처음으로 2조엔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조강생산 2천7백만t은 기존 시장점유율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최대 이익을 올릴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설정된 것이라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