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인 편부경씨(48)가 지난달 주민등록지를 독도로 옮겨 세번째 주민이 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인천 출생으로 경기도 고양시에 살고 있는 그는 지난달 19일 주민등록지를 경북 울릉군 독도리 산20으로 이전했다. 지금까지 독도에는 '독도 지킴이'로 유명한 김성도 선장(63) 부부(91년11월 전입)가 유일한 주민등록상 주민이었는데,편씨가 김씨의 양해를 얻어 같은 가구로 편입했다. 편씨가 독도로 주민등록지를 옮긴 것은 김 선장 부부를 돕기 위해서다. 김 선장이 독도를 드나들 때 이용하는 선가장(배를 뭍으로 끌어올리는 장소)이 지난 여름 태풍 '매미'로 유실된데다 최근 고기잡이중에 사고를 당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에 나선 것. 특히 그동안 김 선장이 변변한 배가 없어 울릉도에 살고 있는 딸의 배로 고기잡이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작은 배 한척을 마련해 주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편씨는 청와대 해양수산부 경북도 울릉군 등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같은 사정을 담은 호소문을 올렸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가 독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90년대 말부터다. 독도수호대에 가입하고 남편과 함께 본적도 이전했으며,지금도 1년에 몇 차례씩 독도를 찾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동료 시인 5명과 함께 독도시집 '영혼까지 독도에 산골하고'를 출간하기도 했으며,내년 초에는 독도를 주제로 한 개인시집을 펴낼 예정이다. 편씨는 "독도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이 아니라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독도에 대한 국민들과 정부의 관심이 언제나 한결 같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평범하고 이름없는 시인이자 주부이며 한집안의 맏며느리로서 지금 하는 일이 힘들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우리나라에서 독도에 처음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해 거주한 사람은 어민 최종덕씨(87년 사망)로,지난 81년10월 주소지를 옮겼으며 그 뒤 최씨의 사위 조준기씨가 91년 전입했으나 94년3월 전출했다. 이후 최종찬 김병권 황성운 전상보씨 등 4명이 90년대 초반 각각 1∼2년씩 독도로 주민등록을 이전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