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실업률보다 몇 배나 높은 청년실업률과 3백60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 수, 끊이지 않는 노사 마찰과 저조한 경제성장률…. 2003년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국내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우울한 지표들이다. '멍청아 경제부터 챙겨'(신영섭 지음, 한국경제신문, 9천원)는 이런 경제상황의 원인을 진단하고 한국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 책이다. 저자는 지금의 위기는 김대중 정부가 구조개혁을 철저히 하지 않고 선거를 의식해 중간에 옆길로 샌 탓이라고 지적한다. 또 이에 따른 기업 경쟁력 약화가 경제위기의 주범이라고 진단한다. 주력사업이나 경영관리 등은 선진국 기업들과 격차를 좁혔으나 최고경영자 시스템과 환경 및 윤리경영, 세계화 등은 매우 취약하다는 것. 위험관리가 허술해 언제 큰 손해를 입을지 모르며 미래의 수익창출을 좌우하는 핵심인재 육성의 미흡, 정보통신에 지나치게 편중된 사업구조도 결정적 취약점으로 꼽는다. 저자는 또 부동산 투기와 정경유착을 경제의 뿌리를 좀먹는 '공공의 적'으로 규정한다. 아파트값 안정을 위해선 신축 아파트에 대한 후분양제를 당장 시행해야 하며 정치자금 개혁, 산업평화를 위한 상생의 노사협력 틀 마련도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한다. 또한 핵심부품 및 소재 개발, 연구개발 활성화, 시장자율에 바탕한 벤처육성,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이 필요하며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 '강소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