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책임총리제로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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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한나라당에 제안한 '책임총리제'를 놓고 정치권에 논란이 일고 있다.
여권이 문서로 보장키로 했던 '책임총리제'는 한나라당이 중대선거구제 또는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를 받아들인다는 전제하에서 내년 총선 후 다수당이 총리 추천권과 각료제청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26일 '뒷거래 시도'라며 강력 반발했고,한나라당도 "야권 공조를 이간시키려는 전략"이라며 역공에 나서 일단 '책임총리제'는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박관용 국회의장 및 4당 대표·총무들은 이날 선거구제 문제 등 선거법 개정안을 놓고 합의도출을 시도했지만 난항을 겪었다.
◆책임총리제 공방=열린우리당 김원기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제도를 받아들이면(총선 이후) 책임총리제를 도입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데 대해 한나라당이 의심을 해 '그렇다면 대통령이 기자회견 또는 문서로 (약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정치개혁이니 뭐니 해서 정개특위에 가서 몸으로 막고 순수한 것처럼 하지만 무엇때문에 그러는지는 다 알고 있다"며 "그렇게 뒷거래를 시도했다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강운태 총장은 "도농복합형 선거구제와 책임총리제는 눈곱 만큼도 상관이 없다"며 "책임총리제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국가권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논의돼야지,지역구도 타파라는 전제조건을 달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야권공조'를 이간시키거나 정국혼란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술책'"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홍사덕 총무는 "그와 같은 얘기를 들은 바는 있지만,이미 야3당에서 소선거구제가 대세인 상황이어서 당내에서 책임총리제나 도농복합제를 논의하거나 회의에 회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재오 총장은 김 의장이 통합신당 창당주비위원장 시절 책임총리제를 '쿠데타 음모적 발상'이라고 비난하고,김근태 원내대표가 '권력나눠먹기 지역주의'라고 비판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열린우리당의 '이중플레이'를 비난했다.
◆정개특위 난항=야3당은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소선거구제 유지,지역구 의원 17명 안팎 증원 등을 주장하며 표결을 시도했고,열린우리당은 현행유지를 주장하며 강력 저지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정개특위 전체회의장 및 소회의장,위원장실을 점거,표결시도를 막았다.
정개특위 목요상 위원장이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모두 늘려 의원정수를 2백99명(지역구 2백43명,비례대표 56명)안을 제시했으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모두 거부,협상에 진척이 없었다.
이재창·홍영식·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