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경영권방어 일단 승기] 이토추 등 외국인 백기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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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경영권을 놓고 26일까지 치열하게 벌어진 소버린자산운용과 SK측간의 지분경쟁에서 최태원 SK 회장측이 2대주주인 소버린측 지분을 앞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펀드의 공격을 받은 최 회장측은 일본 이토추상사 등 '외국인' 백기사(경영권 방어를 돕는 제3자)까지 끌어들여 40%에 가까운 안정적인 몫을 확보한 때문이다.
그러나 소버린측이 다양한 방법으로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아 SK 경영권 향배에 대한 속단은 아직 이르다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 최 회장측 승기 잡아
최 회장측은 자사주 매각과 외국인 백기사 확보 등을 통해 40%에 가까운 안정 지분을 확보, 소버린보다 우위에 선 것으로 관측됐다.
소버린은 지난 24일 SK㈜ 지분 14.99% 가운데 12.03%를 4개 자회사 펀드로 분할했다.
이에 따라 소버린이 자신들의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추는 방법을 동원, SK를 외국인투자기업에서 제외시켜 다시 출자총액제한 규제를 받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그렇게 될 경우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SK㈜ 지분 가운데 상당수가 의결권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SK와 오랫동안 거래관계가 있는 이토추상사와 태양석유(다이요오일컴퍼니)가 '백기사'로 나서면서 이같은 시도는 사실상 무력화됐다.
이토추상사와 태양석유가 지난 24일 SK㈜ 주식 0.5%와 0.25%를 취득, 산업자원부에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서를 접수시켰다.
이로써 SK㈜는 계속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남게 됐다.
이달 23일 소버린이 법원에 제기한 자사주 의결권에 대한 가처분소송이 기각된데다 SK㈜가 외투기업으로 남게 됨에 따라 최 회장측은 특수관계인과 계열사 지분 15.93%와 주요 은행 및 우호세력에 매각키로 한 자사주 10.41%, 우리사주조합 4.06% 등 모두 40% 안팎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됐다.
반면 소버린측은 보유지분 14.99%와 헤르메스(0.7%),템플턴(2.12%) 등 입장이 비슷한 외국인 지분을 합쳐도 17%대에 머물고 있다.
소액주주 등 추가로 확보한 우호세력을 포함해도 최대 30%대에 머물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 표심잡기 경쟁 본격화
소버린은 불리한 지분구도에도 불구하고 SK㈜ 경영진 교체를 위한 다양한 공세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위임장 확보에 나설 것이란게 증권업계 관측이다.
소버린은 지난 8월부터 SK㈜ 주식을 보유한 24개 외국인 기관투자가를 찾아다니는 등 우호세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내년 1월중 한국인 이사후보를 내세워 소액주주들의 표심 잡기에 적극 나설 것이란 추정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응, SK측도 추가적인 의결권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SK 관계자는 "현재 40%에 가까운 안정지분을 확보했지만 내년 정기주주총회에는 적어도 90%에 가까운 주주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투명경영 주주중심 경영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는 등 소액주주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