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 명예회장의 KCC와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대결을 벌이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다. 막판 지분확보전이 심화됨에 따라 현대그룹 경영권은 주주총회장에서 미세한 표싸움으로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CC는 현대엘리베이터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엘리베이터 주식 32만주(5.70%)를 추가로 매입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이에 맞서 현정은 회장도 이날 1백55억원을 들여 엘리베이터 주식 18만9천주(3.37%)를 매입했다. 현 회장은 이날 보유중인 현대상선 주식 일부를 처분,자금을 마련했다. 내년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이날까지 주식을 매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 KCC, 경영권 확보 자신 KCC가 2백24억원을 들여 엘리베이터 주식 5.70%를 추가로 산 것은 '최악의 상황'이 빚어질 경우 표대결을 벌여서라도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KCC가 말하는 최악의 상황이란 증권선물위원회에서 KCC와 정상영 명예회장이 펀드로 매입한 20.63%에 대해 의결권행사를 금지하거나 처분명령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감독당국이 이 지분에 대해 처분명령을 내리거나 의결권을 묶더라도 KCC측은 범 현대가의 지분을 포함해 총 30.18%의 의결권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측의 표면적인 지분은 대주주인 김문희씨와 현대증권 지분에 이날 현정은 회장이 추가로 확보한 3.37%를 더해 총 28.12%다. 여기에 이날 현 회장측 우호주주를 자임하고 나선 하늘교육 지분 0.36%까지 합치면 현 회장이 확보한 지분은 28.48%로 늘게 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자사주 1.75%는 우호세력에 넘기지 않은 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외형적인 지분만 따져 보면 KCC가 현대그룹에 비해 1.70% 가량 지분을 더 많이 갖고 있는 상황이다. ◆ 현 회장측, 경영권방어 자신 지분확보에서 열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측은 소액주주의 위임장을 확보하면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현대측은 감독당국이 KCC와 정 명예회장이 뮤추얼펀드 사모펀드를 통해 매입한 지분 20.63%에 대해 제재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KCC 보유지분의 위법성을 인정, 금융당국이 이를 제재하면 소액주주들이 현대측 손을 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소액주주가 보유한 엘리베이터 지분은 17.54%. 양측은 내년 3월 주주총회가 열릴 때까지 이 지분을 우호주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계속 노력할 전망이다. 현대측은 소액주주의 위임장 확보와 별도로 현대가 기업의 입장도 또 다른 변수라고 지적했다. 현대 관계자는 "범 현대가의 지분 15.29%중 상당 지분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가신그룹으로 지적돼온 강명구 현대택배 회장과 김재수 그룹 경영전략팀 사장, 조규욱 현대증권 부회장, 장철순 현대상선 부회장 등 4명을 퇴진시켰다. 지난 18일 함께 사표를 낸 김윤규 현대아산, 최용묵 현대엘리베이터, 김지완 현대증권,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은 재신임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