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미국 워싱턴주에서 발생한 첫 광우병으로 쇠고기 관련 산업과 레스토랑이 직격탄을 맞았다. 테러 위협으로 파리발 로스앤젤레스행 프랑스 항공 6편이 취소된 데 이어 미국 내 주요 공항에서는 연발착이 예사가 되고 있다. 머리 끝이 곤두서는 긴장 속에서 연말을 마감하는 분위기다. 크리스마스 직후 할인점과 백화점들은 최고 60~70%의 추가 할인행사에 들어갔지만 기대만큼 소비자들을 붙잡지 못하고 있다. 월마트는 12월 세일 실적이 목표치 3~5%의 하한선에 머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뉴욕 증시는 내우외환을 잘 견뎌내고 있다. 광우병 뉴스가 전해진 24일 맥도날드 주가가 급락했지만 크리스마스를 하루 쉬고 개장한 26일 13센트 오르는 회복세를 보였다. 경쟁 체인인 웬디스도 마찬가지.24일 주당 1.87달러나 떨어졌지만 26일에는 19세트 회복했다. 이들 회사는 쇠고기 햄버거 외에 닭고기나 샐러드 같은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어서인지 연일 급락세는 피했다. 미국 최대 육류가공회사인 타이슨 푸즈는 24일에 이어 26일에도 급락세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시장 전체를 끌어내리지 못했다. 오후 1시에 폐장한 26일 다우 지수는 19.48포인트 오른 10,324.67로,나스닥은 3.91포인트 오른 1,973.14로 마감했다. 한 주 전체론 다우가 0.5%,나스닥이 1.1% 상승했다. 상당수 기관들은 이미 올해 장부를 마감한 탓인지 지난주 거래나 올해 남은 마지막 사흘간 (29~31일)의 거래가 주목을 끌지 못할 것 같다. 시장의 방향 자체를 뒤바꿀 만큼 의미있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큐리티 파트너스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피터 카딜로는 "새해를 맞기 전까지 시장에 특별한 움직임은 없을 것"며 "그러나 주가가 조금 더 오를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 큰 변동요인이 없다면 연말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 해를 마감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올들어 다우지수는 24%,나스닥은 48%,S&P500지수는 25% 오른 상태다. 새해를 맞는 이번주에는 11월 주택판매,12월 컨퍼런스 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12월 시카고 구매관리지수가 발표된다. 1월2일에는 공급관리협회(ISM)의 12월 제조업 지수가 나온다.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이 좋다고 해서 붙여진 '1월 효과'가 어떻게 시작될지 주목된다. 내년 한 해 전망은 엇갈린다. 올해만 못하지만 그래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지만 강한 낙관로부터 비관론까지 편차는 의외로 크다. 시장을 가장 좋게 본다는 골드만 삭스의 에비 조셉 코헨은 내년 중 다우가 11,800, S&P500은 1,250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프루덴셜 에퀴티 그룹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에드워드 야르데니도 다우가 11,170까지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올해 장세도 어둡게 봤던 메릴린치의 리처드 번스타인은 S&P500이 내년에 890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치를 발표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