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차단 솔루션 시장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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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들어 e메일로 퍼지는 신종 웜의 공세로 인한 기업 피해가 잦아지자 이를 방지하는 스팸메일 차단 솔루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0억원에도 못미쳤던 국내 스팸메일 시장은 정보기술(IT) 경기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올해는 1백억원대로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솔루션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저가 수주전을 펼치고 있어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스팸메일 파상공세로 실적은 '쑥쑥'=올 하반기엔 소빅 F,두마루 등 e메일로 확산되는 신종 웜이 유난히 기승을 부렸다.
덕분에 이라크전쟁 등에 따른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상반기 중 실적이 부진했던 스팸메일 솔루션 업체들의 일감이 하반기 들어 부쩍 늘어났다.
모비젠(대표 이명규)은 올해 스팸메일 솔루션 분야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3배가량 신장된 2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란지교소프트(대표 오치영)는 작년 1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올해는 30억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추정했다.
디프소프트(대표 이승찬)와 테라스테크놀로지(대표 어진선)도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70%,25% 증가한 25억원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 시장에 뛰어든 쓰리알소프트(대표 유병선)는 올해 이 분야 매출이 20억∼25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주요 5개 업체의 매출만도 1백30억원대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스팸메일 솔루션 업체들의 실적이 호전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시장 규모는 1백억원대 안팎에 머문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기업들이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고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저가 수주로 인한 후유증 우려=e메일 솔루션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스팸메일 솔루션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여서 당분간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백억원대인 시장이 내년엔 1백50억∼2백억원으로 도약할 것이란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저가 수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문제삼고 있다.
'제살 깎아먹기'식 저가 수주로 인해 수주 단가가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토막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현상을 조장하는 대표적인 '주범'이 바로 정부와 공공기관이다.
스팸메일 솔루션 업체인 P사 관계자는 "최근엔 정부기관 입찰에서 벤치마킹테스트(BMT)를 거치지도 않은 업체가 낙찰되는 사례도 있었다"며 "공공기관의 최저가입찰제가 존속되는 한 관련업계는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업체인 A사 임원도 "스팸메일 솔루션 업계도 보안업계처럼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저가 수주로 경영난에 빠지는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