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서비스 개시 '시늉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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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KTF가 29일 서울과 과천 등 수도권을 시작으로 3세대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W-CDMA(IMT-2000)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다.
세계적으로 W-CDMA 서비스를 실시하기는 일본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오스트리아에 이어 한국이 6번째다.
W-CDMA는 주파수대역 폭이 5㎒로 기존 2.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CDMA-1X EV-DO보다 3배 이상 넓어 데이터 전송속도와 통화품질이 훨씬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통화를 하면서 무선인터넷으로 데이터를 내려받는 멀티콜서비스와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하는 영상통화 등을 할 수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기술표준이 동일하고 2.0㎓대의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글로벌로밍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특징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W-CDMA는 당분간 '말로만의 서비스'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 서비스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SK텔레콤,KTF 등 W-CDMA사업권자들이 사업성 불투명을 이유로 서비스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들은 상용화 일정을 준수하라는 정보통신부의 '압력'에 따라 마지못해 29일부터 서비스에 들어가나 '시늉'만 내고 있는 정도다.
사업자들의 무성의로 W-CDMA는 시스템의 안정화 및 최적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통화품질이나 데이터 전송속도가 기존 2.5세대보다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서비스지역에서 기존 이동통신서비스만 제공되는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통화가 끊어지는 핸드오버(hand over) 현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단말기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SK텔레콤 3백대,KTF 5백대 등 불과 8백여대만으로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는 형편이다.
그나마 단말기가 두껍고 무거운 데다 영상통화를 할 경우엔 사용시간이 1시간30분 정도에 불과하다.
아직 버그(bug)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자들은 W-CDMA가 새로 시작되는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단 한 차례도 광고를 하지 않는 등 마케팅에 손을 놓고 있다.
오히려 W-CDMA의 이같은 단점과 한계성만 부각되고 수익성이 없다는 점만 강조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업자들은 이와 함께 상용 가입자를 받는 대리점을 고작 SK텔레콤 5개,KTF 10개로 제한해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사업자는 단말기 임대가격을 당초 월 3천원 안팎으로 싸게 제공하겠다고 했다가 정통부가 가입자를 받으라고 하자 8만원으로 올렸다.
가입자를 받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SK텔레콤은 내년도 W-CDMA에 대한 투자계획을 아직도 결정하지 않고 있다.
가입자가 많아야 투자를 늘리지 않겠느냐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W-CDMA서비스의 세계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조기 상용화가 불가피하다는 정통부와,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투자하기 어렵다는 업계의 시각차 속에서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