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는 기업 존경받는 기업인] 대상 :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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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2001년부터 3년 연속 권위있는 '경영인상'을 휩쓸고 있다.
2001년 '한국 CEO 대상'(한국전문경영인학회), 2002년 '경영자 대상'(한국경영학회)에 이어 이번에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까지 받았다.
최근 그의 잇따른 수상은 단순히 '상복(賞福)'을 넘어선 것이다.
경영학 교수들은 물론 기업인들에게도 이 시대 가장 귀감이 될 만한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21세기 장보고'는 김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함축하고 있다.
바다인생이 바다와 관련된 사업으로 연결됐기 때문.
기업가로 변신하기 전 김 회장은 마도로스였다.
부산수산대를 졸업한 그는 8년간 마도로스 생활을 했다.
바다에서 잔뼈가 굵었던 그는 1969년 동원산업을 설립, 본격적인 사업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사업 밑천은 1천만원.
배는 일본 기업에서 공짜로 빌려왔다.
그로부터 34년뒤 동원그룹은 16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30위권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모기업인 동원산업은 50여척의 원양어선과 함께 연간 10만t의 어획량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수산업체로 컸다.
동원F&B의 참치캔은 국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원증권과 이스텔시스템즈(옛 성미전자) 역시 증권업계와 통신장비 업계에서 확고한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창의ㆍ열성ㆍ도전'은 지난 30여년간 김 회장을 지탱해준 경영 철학이다.
김 회장이 가장 싫어하는 말은 '괜찮아'와 '대충대충'이다.
대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기업경영과 삶의 모토로 삼고 있다.
바다에 배가 뜨기전 만반의 준비를 한뒤 '만선(滿船)'과 '무사 귀항'은 하늘에 맡기는 선장의 심경과 같은 것이다.
그의 '정도를 걸어라'는 유명하다.
내실 경영과 윤리경영, 2세 경영수업 등에 녹아 있다.
지난 90년 11월 동원산업 주식 59만주를 장남 남구씨(현 동원금융지주 대표)에게 넘기면서 당시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인 62억여원의 증여세를 자진 납부했다.
공식 절차를 거친 대규모 증여에 놀란 국세청이 주식 위장분산 여부를 샅샅이 조사했지만 흠을 잡지 못했다.
또 장남 남구씨에게 대학 졸업후 경영수업의 일환으로 6개월간 원양어선을 타게 한 일화도 유명하다.
남구씨는 말단 선원들이 하는 온갖 허드렛일을 하루 16시간씩 했다.
김 회장은 아들에게 회장의 아들임을 밝히지 못하게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정도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아직도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