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워싱턴주에서 진성 광우병 발생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 축산업계는 물론 외식업 등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일파만파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되는 쇠고기의 44%를 미국산 수입물량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경제 사회 통상 등 다방면으로 대책을 세우기에 몰두하고 있다. 1986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광우병은 프리온이라는 일종의 단백질에 의해서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의 몸에 정상성분으로 존재하는 이 프리온에 변성된 프리온이 외부에서 주입되면 이들의 결합에 의해 뇌세포에 쌓이게 된다.이런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뇌세포에 일종의 구멍이 뚫려 뇌가 스펀지처럼 변한다고 하여 해면양뇌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뇌세포는 한번 망가지면 재생이 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이렇게 변성된 상태는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다 뇌질환의 공통특성인 처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이 광우병은 양에서 발생되는 스크래피라는 비슷한 질병을 지닌 양의 몸성분을 사료로 이용하는 데에서 기인된다고 믿고 있으나 과학적으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은 사람에게서도 비슷한 뇌세포 변성과 임상증상을 유발하는데 이를 변형 크로이츠펠트야곱병(일명 인간광우병)이라 한다. 국제수역사무국에서 집계한 광우병의 발생현황은 영국을 비롯해 24개국에서 20여만마리의 진성 광우병이 확인됐고,약 3백50만마리의 의심되는 소가 도축됐다. 소위 인간광우병은 1백39명이 발병,전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에선 대학과 수의과학검역원에서 조사한 결과 발병사례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국제교역이 일반화되고 국가간 사람의 이동이 생활화된 상태에서 세계 어느 지역도 안전지대라고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무서운 광우병은 현단계로선 뾰족한 대안이 없다. 일단 발생국으로부터 관련제품의 수입을 금하고,발병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동물성 사료의 급여제한 등 소극적 조치에 한정된다. 이와 함께 일본처럼 자국에서 도축되는 전체 소를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실시하는 전수검사 방안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요원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축검사원이 충분히 확보돼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큰 서울 가락동 도축장에도 6명의 인원이 전부다. 이들이 하루 도축되는 수백마리의 소와 기천마리의 돼지를 검사하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또한 광우병 등 주요 동물 질병을 연구하고 관리하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현재의 기구와 인원으로 날로 증가되는 각종 전염병을 관장하고 있다. 방역청으로 격상시켜 연구와 검역기능을 차별화해야 한다. 국민의 건강을 담보하는 역할이 격무와 '강제동원'에 의해 위축돼선 안된다. 학문적으로는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를 만들거나, 광우병을 차단하는 약재를 개발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불확실한 미래탐구이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일이다. 광우병 발병기전을 밝혀 노벨상을 받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의 프르즈너 박사팀은 수년째 광우병 차단약재 개발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필자의 연구팀에서는 광우병 발병의 주요인자로 알려진 프리온 단백질을 몸안에서 과발현시키거나 제거함으로써 이 병의 요인자체를 차단코자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에 이런 소가 탄생돼 유전자 검사를 마친 상태이다. 앞으로 생체실험을 거쳐 광우병 저항성이 확인되면 실용화 방안을 강구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런 생체실험은 우리나라에 시설이 없는 관계로 일본에서 수행하기로 결정됐다. 이 결과가 잘 나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그러나 서양인에게는 주식이요,우리에게도 귀중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인 쇠고기를 멀리 할 수는 없다. 근절책이 수립될 때까지는 조심이 첫째다. 발생국에서 도입된 위험부위를 멀리하고 비발생국이나 국내산 고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내 축산업을 잘 가꿔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 공급원을 확보해야 한다. 축산인들 그들은 우리 식탁의 보호자요,우리를 지키는 보루이다. 그들에게도 애정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