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의 해외정보국(MI6)이 이라크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내려고 광범위한 `여론 조작 작전'을 펼쳤다고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가 28일 폭로했다. 이 신문은 MI6가 1990년대 말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언론에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가 갖는 위험성을 알리는 기사가 실리도록 하기 위해 이른바 `매스어필(Mass Appeal) 작전'을 수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영국 정부 관리는 MI6가 후세인의 무기개발 정보를 확산시키기위한 작전의 중심에 있었지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인은 지난주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원이었던 스콧 리터가 1997년 선동작전을 진행하기 위해 MI6가 자신을 고용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리터는 자신이 1997년과 1998년 사이에 최소한 2명의 MI6 요원들과 만나 "이라크 위협을 과장하기 위해 정보를 조작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MI6가 올해 초에도 이라크 침공을 앞두고 유사한 작전을 진행했다면서 "서방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된 이라크의 무기 프로그램에 관한 기사는 모두 쓰레기들"이라고 주장했다. 리터는 또 자살한 영국 국방부 무기전문가 데이비드 켈리 박사 역시 여론 조작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I6는 폴란드,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비동맹권 국가의 언론에 먼저 정보를흘려 보도되게 한 뒤 영국과 미국 언론이 이를 확대 재생산하게 하는 방식을 사용했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이 리터의 주장이다. 선데이 타임스는 외무부에서는 중동과장을 지내다 최근 이집트 주재 영국 대사로 발령이 난 데릭 플럼블리 경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신문은 리터와 접촉한 MI6 요원들의 신원을 파악했지만 당국으로부터 이름을 공개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