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PC는 얼마나 진화했을까.' 삼성전자가 최근 20년 전인 1983년과 올해의 평균적인 PC 사양 및 가격을 비교한 결과 성능은 5백배 이상 개선됐고 가격은 10분의1로 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286컴퓨터(AT)에 하드디스크를 붙인 'XT'가 일반 소비자에게 보급되기 시작한 지난 83년의 PC는 CPU(중앙처리장치)가 4.77MHz,메모리 64KB,하드디스크 용량은 10MB였다. 당시 세계 PC의 평균가격은 7천5백달러로 소형승용차 1대 값이었다. 20년 뒤인 올해 가장 많이 생산된 데스크톱PC의 CPU는 펜티엄4 2.6GHz로 5백50배 빨라졌다. 메모리(2백56MB)와 하드디스크 용량(40GB)은 무려 4천배나 커졌다. 반면 가격은 평균 7백50달러로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이같은 PC의 진화는 IC(집적회로)의 트랜지스터 개수가 18∼24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이 어느 정도 반영된 데 따른 것.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현 PC의 CPU는 4.8GHz 수준이어야 하지만 수요가 기술발전을 따라가지 못해 진화속도가 다소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인텔은 무어의 법칙이 최소한 10년간 지속될 것이며 오는 2007년에는 IC에 있는 트랜지스터 개수가 10억개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김상무 부장은 "현재의 성능을 가진 PC를 83년에 사려 했다면 7백50만달러가 들었을 것"이라며 "반대로 20년 전 PC성능을 지금 사려고 한다면 단돈 75센트면 족하다"고 평가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