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경계 테세가 두번째로 높은 `코드오렌지'로 격상된 가운데 대형 테러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뉴욕시에 치안의 허점을 노출한 사건이 잇따라 치안당국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뉴욕 포스트와 데일리 뉴스 등 뉴욕지역 언론들은 29일 취객이 훔친 버스나 아마추어 조종사가 모는 항공기가 공항과 자유의 여신상 등 테러대상이 될 수 있는 시설에 접근할 때까지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다면서 치안태세의 허점을 지적했다. 지역언론들에 따르면 한 술취한 남자가 27일 뉴욕 맨해튼의 버스 터미널에서 대형버스를 훔쳐 타고 달아났다 두 시간 뒤 존 F. 케네디 공항의 터미널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도난된 버스에 대해 즉각 수배령을 내렸으나 이 버스가 중요 시설인 공항 터미널까지 접근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경찰은 일단 이 사건이 테러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지만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42세의 이 남자가 왜 공항에 갔는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9.11 이후 뉴욕시 치안당국은 소방차나 앰뷸런스, 경찰차, 버스 등 공공 차량이 테러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 차량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오던 터였다. 같은날 리처드 랭곤(47)이라는 이름의 아마추어 조종사가 비행하다 길을 잃어 라과디아 공항과 자유의 여신상 등 민감한 보안시설 상공을 들어서는 바람에 경찰무장헬기가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롱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랭곤씨는 친구 3명과 함께 4인승 비행기를 타고 뉴욕 일대를 비행한 뒤 귀가하려다 방향을 잘못잡아 라과디아 공항 주변 상공으로 들어섰다. 이 공항 관제사들은 레이더에서 랭곤씨의 비행기를 포착해 무선교신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경찰에 신고했고 긴급출동한 경찰 무장헬기는 자유의 여신상 근처에서이 비행기를 따라잡아 인근 공항으로 유도했다. 지역 언론들은 테러 경계태세가 강화된 상황에서 고도 300m에도 못미치는 공항주변 상공에 경비행기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공항의 보안에 허점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