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운영위원장(62)은 골프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골퍼들이 룰을 잘 지켰으면 좋겠다"는 말부터 꺼냈다. "첫홀부터 모두 '올 파'나 '올 보기'로 하는 걸 보면 이상한 평등주의적 발상 같아요.볼을 터치하고 멀리건을 남발하고 스코어를 속이고….룰을 무시하는 풍토가 불투명한 사회를 반영하는 듯해 안타까워요." 김 위원장은 구력이 26년정도 되지만 골프를 제대로 한 건 7∼8년 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77년 시카고 경제협력관으로 있으면서 자연스레 골프를 접했다. 3년 뒤 보기플레이어 정도의 실력으로 귀국했지만 당시 공무원이 골프를 칠 분위기가 아니어서 골프를 접었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다시 시작한 것은 'IMF 환란위기'와 관련된 1심재판에서 사실상 무죄를 선고받으면서부터였다. 2000년부터 주말에 꾸준히 필드에 나가면서 요즘은 핸디캡 13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스윙이 매우 좋고 드라이버샷도 보통 2백50∼2백60야드를 날리는 장타자여서 외견상 '싱글 골퍼'로 보인단다. 그러나 장타자의 '숙명'처럼 퍼팅이나 쇼트게임이 약해 '싱글'에 아직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골프를 할때 염두에 두는 것을 묻자 "연습스윙은 하지 않지만 스윙궤도를 머리 속으로 한번 그려봅니다. 그리고 템포를 맞추기 위해 천천히 하려고 노력하지요"라고 대답했다. "골프는 예측 불가능한 인생을 느끼게 합니다.잘 나가다가도 한번에 무너지기도 하고 잘 안될 것 같은데 잘 되기도 하고 말이죠.마음을 비운다고 해도 그게 어디 뜻대로 됩니까….너무 재미있지만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게 흠이죠." 김 위원장은 골프장 경영에 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골프장들이 클럽하우스를 사치스럽게 짓는데 돈을 너무 많이 써요.차라리 그 돈으로 코스를 개선하는데 사용하면 좋겠어요.티잉그라운드라고 고무매트 위에서 치게 해놓고 클럽하우스만 웅장하게 만들면 뭐합니까.캐디들이 골퍼를 돕는게 아니라 진행위주로 움직이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는 "골퍼는 룰을 잘 지키고 골프장은 골퍼들을 위한 운영을 하며 정부는 수요에 맞게 골프장을 만들어 비용을 낮춰주는 등 서로 골프발전을 위해 노력하면 좋다"고 강조했다. 글=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