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새해 금리정책을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새해 하반기 이후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늘어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날 우려가 있고 주택가격의 반등 기대도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따라서 "금리정책은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물가가 중기 목표인 2.5∼3.5% 범위내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 금융지원의 실효성을 제고하면서 지역금융을 더욱 활성화 할수 있도록 총액한도대출의 지원체계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지급준비금 제도도 금리의 전면 자유화, 전자금융거래의 확산 등에 상응해 합리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새해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설비투자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것"이라면서 " 우리 경제의 문제점은 경제가 성장하면서도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며 이 때문에 체감경기가 나빠지고 청년실업 문제, 직업에 대한 불안 등 사회불안 요인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업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설비투자를 적극 확대함으로써 기술력과 생산성을 끌어 올려야 하며, 노동계도 생산성 향상을 뛰어넘는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와 잦은 노사분규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우리 경제가 당면한 경쟁력 약화, 투자의욕 위축 등의 구조적 문제들을 당장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돌파구는 남북 경제협력의 활성화"라고 지적하고 "북한은 저임금.무노조.저세율의 강점에다 언어와 전통이 같고 육로운송이 가능한 점 등 생산원가 면에서 절대적 이점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 북한의 노동력과 결합한다면 우리나라는 최첨단 IT산업은 물론 노동집약적 산업에서도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새해엔 개성공단이 우리 기업에 활짝 열리고 북한의 방방곡곡에 남한 기업이 공장을 세울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