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에 2004년은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이 사양산업 업체라는 딱지를 확실히 떼고 성장성이 돋보이는 새로운 '청년기업'으로 떠올랐던 해라면 2004년은 세계시장에서 지배력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가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또 유기EL 등 신개념 디스플레이 장치도 본격적으로 매출을 발생시키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기존 사업부문이 급속도로 위축돼 이익 규모가 급감하는 것도 아니다.


기존 브라운관 사업부문 역시 종전대로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정된 틀 속에서 사업구조가 성공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삼성SDI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지는 해'라는 평가를 씻지 못했다.


지난 99년 이후 해마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세계 브라운관시장에서 1위업체였지만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라는 점에서 성장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PDP 2차전지 등 차세대사업에 대규모 투자가 집행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그러나 3분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PDP를 비롯한 모든 사업부가 흑자를 기록했다.


시험가동중이던 PDP 2기라인이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가는 등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휴대폰 모듈사업도 가동률이 1백%에 달할 만큼 호황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SDI에 대한 재평가(re-rating)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03년 평균 PER는 10.5배 수준이다.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계열사 부실 등 잠재부실도 없다는 점에서 주가가 할인될 요인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전세계 IT경기도 서서히 회복되는 추세다.


올해 IT경기의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실적은 생각보다 큰 규모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증권은 이와 관련,올해 매출을 5조6천6백억원,영업이익을 5천6백억원으로 각각 18.1%와 31.7%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브라운관의 매출비중이 2003년 39%에서 올해에는 26%로 감소하는 대신 △PDP가 20% △휴대전화 모듈이 31% △2차전지가 8% 정도에 달해 브라운관 중심의 사업구조를 확실히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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