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기조는 유지되지만 강도는 약화될 것.' 전문가들이 내다본 올해 외국인의 매매 전망은 이렇게 요약된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물경 14조원 가까이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달러화 약세, 양호한 세계 유동성, 한국증시의 저평가 등의 이유로 올해도 국내 증시에서 '사자'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매수 강도는 지난해에 비해 한층 약해질 것으로 보는 응답자들이 많았다. 최영권 제일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달러약세 기조와 아시아지역경제 호황, 미 경제활황에 따른 주식 선호도 증대로 해외 유동성이 유출되는 방향으로 반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지난해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저금리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의 저평가 메리트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때문이었다"며 "아직도 신흥시장의 저평가 상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 외국인의 순매수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현재 세계 대다수 국가의 통화는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한국 원화만 민간신용과 국가리스크로 일본 엔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원화도 평가절상 추세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해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매력을 높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매수자금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김지환 현대증권 스트래터지팀장은 "경기회복에 따라 미국 내 잉여유동성이 감퇴하고 해외투자여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 선호 대형 우량주의 유통물량이 많이 감소해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매수세는 힘들어 보인다"고 밝혔다. 소수이긴 하지만 올해는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임송학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술주 부진 현상과 중국 모멘텀 둔화로 외국인은 아시아증시를 외면하기 시작해 소강상태가 유지되다가 결국 매도우위로 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은 지난해 이미 진행됐고 정보기술(IT)산업의 모멘텀도 약화되고 있다"며 "외국인 매수세는 올해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