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업종 따라잡기] 피자·생과일아이스크림 복합점..편의점내 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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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시 원종동에서 피자·생과일아이스크림 복합점을 운영하는 조경희씨(49).
조씨의 가게는 IGA마트라는 편의점 안에 있다.
점포 규모는 고작해야 3평 남짓.
그러나 편의점의 A급 입지와 고객을 공유하고 있어 이익은 상상을 초월한다.
'식당을 해볼까' 하다 이 가게를 낸 조씨는 요즘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실전 통해 배운다
조씨는 지난 해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자 음식점을 창업해볼까 생각했다.
식당을 했던 친정 어머니 어깨 너머로 음식 장사 노하우를 익혀온 터였다.
그때 마침 갈비집을 낸 이모가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해왔다.
작년 중반이었다.
주방에만 들어앉아 있으면 별로 배울 게 없을 테지만 이모가 주인이니 식당 운영 전반을 맡아 장사 노하우를 익힐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주방일 하는 아줌마들 관리하는 거였어요.집안의 대소사를 배려해야 했고 갑자기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해오면 일손이 모자라지 않도록 신경써야 했지요.역시 장사는 사람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신선하고 품질 좋은 식재료를 적정한 가격에 구입하는 방법,장부 쓰는 방법 등 하루하루가 배움의 시간이었다.
다른 음식점 경영 사례도 관심있게 지켜볼 수 있는 기회였다.
6개월 정도 지나니까 혼자 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길거리를 지날 때 이런 음식점은 되겠다,저거는 안되겠다는 안목이 생길 정도였다.
◆고객이 있으면 장사는 된다
그러나 식당 일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았다.
카운터를 남에게 맡기기도 어렵고 딸이 손주를 낳으면 봐줄 시간을 내야할 것 같았다.
그래서 소자본 창업으로 위험을 줄이면서 때론 짬도 낼 수 있는 업종을 찾았다.
그러던 차에 친정 조카가 자기네 편의점에서 피자·생과일아이스크림점 '베리스타'를 하겠느냐고 제의해왔다.
베리스타는 생과일 아이스크림,빙수,피자를 주메뉴로 하고 커피와 생과일주스를 가미한 브랜드.
문제는 이것 저것 섞어놓은 것 같아 과연 장사가 될지 의심스러웠다.
조씨는 "각각의 아이템들이 손님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줄 만한 품질인지,2천원 이상 하는 테이크아웃 커피를 원종동 주민들에게 팔 수 있을지,그래서 수익은 어느 정도 가져갈 수 있는지 한달 이상 면밀히 검토했다"고 말했다.
베리스타 같은 가게는 학생 고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조씨는 곧바로 깨달았다.
청소년이 좋아하는 메뉴인데다 가격대도 저렴해 학생들이 부담없이 사먹을 만하기 때문.
마침 점포 자리가 부천북고,원종초등,대명초등 등 학교 밀집 상권에 있었다.
또 점포가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위치해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거쳐갈만 했다.
겨울엔 피자,여름엔 아이스크림이 매출 신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조씨는 지난해 10월 초 개업할 때 월 순이익을 2백만∼3백만원 정도로 잡았다.
그런데 10월 한달동안 20만∼30만원 하던 하루 매출이 12월엔 40만∼5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월순이익은 5백만∼6백만원에 달했다.
◆좋은 입지는 원가도 줄인다
조씨는 한마디로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 한다.
"점포 자리가 이 지역 상권에선 가장 좋은 곳입니다.입지가 좋다 보니 광고선전비를 들이지 않아도 됐죠.점포가 광고판이나 마찬가지였어요."
조씨의 창업에는 즉석 아이스크림 제조기 3천만원,피자 굽는 오븐 1천만원,커피 제조기 5백만원 등 모두 4천5백만원이 들었다.
점포보증금은 따로 없었다.
월세 1백만원과 아르바이트 1명 인건비 외에 다른 비용 지출은 없다.
이렇게 해서 나온 월순이익을 5백만원으로 잡으면 투자수익률은 1백33%나 된다.
적절한 사업 아이템과 좋은 가게 입지 덕에 조씨의 제2 인생은 활기로 가득차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