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새해 벽두부터 번호이동성제도 실시에 따른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서면서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번호이동성제도 실시 첫날인 1일 SK텔레콤측의 전산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번호이동이 원활하지 못했던 데다 SK텔레콤의 역마케팅 공세까지 이뤄져 KTFLG텔레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 번호이동을 신청한 고객을 회유하는 불공정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통신위원회에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통신위도 이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전산시스템 오류=번호이동이 시작된 1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SK텔레콤의 전산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신청을 접수한 고객의 30%밖에 번호이동 인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1일의 경우 6천1백12건의 번호이동 신청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천45건의 인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의 과금전산시스템과 법인 가입자의 번호이동 전환처리 프로그램 등에 오류가 있었으나 2일 새벽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2일에도 일부 법인 고객들의 번호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장에서 작업자들의 실수가 잦아 오류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며 "시스템상의 문제는 해결됐다"고 말했다.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측이 조직적으로 고객들의 번호이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의 역마케팅=SK텔레콤은 번호이동을 신청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14일 내에 돌아오면 가입비 없이 다시 복귀할 수 있다'며 역마케팅에 나섰다. 정보통신부는 이에 대해 "번호이동을 신청한 고객을 재유치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며 "통신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불공정 혐의가 드러나면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또 1일부터 자사 고객에게 전화를 걸면 'SK텔레콤 네트워크'라는 음성메시지가 나오는 '통화품질인증제'를 전격 시행,후발사업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KTF측은 "고객의 가입 회사를 식별토록 하는 것은 번호이동성 취지에 어긋난다"며 "통신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고객에게 통화품질을 보증한다는 취지에서 실시하고 있다"며 "전혀 문제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