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프랜차이즈] '나담' 성산점..광우병파동에도 월매출 3천만원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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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와 삼겹살 프랜차이즈인 '나담' 성산점의 허승호 사장(37).
연말에 육류 파동이 일어나 고깃집이 울상이었지만 그는 건재했다.
특히 삼계탕과 같은 닭고기집은 조류독감 영향으로 손님이 거의 끊겼다.
덩달아 소고기,돼지고기 식당에도 손님 발길이 급격히 줄었다.
"사실 저도 바짝 긴장했습니다.음식점 장사는 초보여서 걱정이 더 됐지요.그러나 연말에 예약한 손님들은 취소하지 않고 꾸준히 들러 안심은 했습니다."
해가 바뀐 지금도 하루 1백만원 매출을 꼬박꼬박 올린다.
그가 하는 음식점 주 메뉴는 샤브샤브.
나담이란 용어도 몽골인들이 샤브샤브를 먹으며 축제를 즐겼다는데 착안해 지은 이름.
여기에 삼겹살을 보조 메뉴로 취급한다.
"미국 소에서 광우병이 발견됐다는 얘기가 언론에 나오고부터 주문 메뉴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소고기가 들어가는 샤브샤브 주문이 줄고 대신 삼겹살 주문이 늘어난 겁니다.그러나 전체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해가 바뀌고 육류 파동의 여진이 사그라들면서 허 사장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고비를 넘겼다는 판단에서다.
초보 사업자가 사업 초기에 뜻하지 못한 폭풍을 만나면 일어서기가 힘들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안다.
그의 사업 인생은 7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용산전자상가에 15평짜리 점포를 얻어 직원 세명을 데리고 사업에 나섰다.
취급제품은 컴퓨터 주변기기.
6년간 월급쟁이 생활을 한 회사도 같은 제품을 취급하는 곳이어서 전혀 낯설지 않았다.
다니던 회사 사장이 사업을 권유할 정도로 영업을 잘했다.
그러나 한·일 월드컵이 끝난 직후인 2002년 가을부터 경기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직원 한명을 줄이고 악을 썼지만 한번 떨어진 매출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
위기감이 밀려왔다.
비전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3월 끝내 문을 닫았다.
아는 선배가 투자를 권유하며 몸담게된 곳은 전원공급장치를 만드는 제조업체.비전이 없기는 제조업도 마찬가지였다.
중년의 아줌마들에게 한달 임금 70만∼80만원을 주고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으로 나갈 경우 20대 초반의 숙련공 한명에게 한달 임금 3만∼4만원만 주면 된다는 얘기를 듣고 보니 비전이 없는 곳에 더 이상 머무를 이유가 없어졌다.
가장 흔한 음식점 장사로 막연히 방향을 잡았다.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행복한(?) 백수 시간을 보냈다.
아내와 네살배기 아들은 오히려 좋아했다.
사업하느라 함께 지낼 시간이 늘 부족했던 탓이다.
그러나 성격이 급한 탓에 오래 노는게 지겨웠다.
"백수로 지낼때도 전업을 위한 계획을 착착 진행했습니다.7월초엔 본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었구요,8월말에는 점포 임차계약을 맺었습니다.한달여 인테리어 작업을 하고 10월1일 정식 오픈했을때 정말이지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생전 처음 하는 음식점 장사는 예상외로 잘 풀렸다.
주택가 초입에 위치,가족손님들이 주로 자리를 메웠다.
평일 저녁에도 바쁜 맞벌이 부부들이 자주 들렀다.
삼겹살은 저렴한 편인데다 집에서 해먹기가 번거롭기 때문이었다.
주말에는 인근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가족단위 나들이 인파가 가게를 찾았다.
연말에는 직장단위 회식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초기 장사는 일단 반석에 오른 셈이다.
허 사장이 음식 장사에 쏟은 창업비용은 모두 2억원.
점포를 얻는데 1억원이 들었다.
임대보증금과 권리금 명목이다.
나머지 1억원은 인테리어와 집기,주방기기,가맹비 등에 소요됐다.
매출은 한달에 3천만원 가까이 올린다.
이중 순익은 9백만∼1천만원.
마진율이 30%이상 되는 셈이다.
종업원 5명 중 1명은 저녁에 파트타이머로 일한다.
점포 운영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다.
대략 6백만원을 웃돈다.
다음이 월세로 3백만원이 지출된다.
글=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